경찰, ‘가습기 살균제 참사 증거 위조’ 의혹 수사 착수

2022/09/22 17:02 5.7K
경찰, ‘가습기 살균제 참사 증거 위조’ 의혹 수사 착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시민단체가 옥시레킷벤키저의 법률 대리를 맡았던 김앤장 법률사무소 등 사건 관계자들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단체와 시민단체는 22일 오후 1시 30분 고발인 조사에 앞서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경찰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며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앞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올해 6월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보건복지부·환경부 관계자, 기업 관계자 등 총 43명을 증거위조죄, 위조증거 사용죄, 변호사법 위반(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피해자들은 2011년부터 옥시 법률자문을 맡은 김앤장이 2014년 옥시 임직원에 대한 형사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남경찰서에 처위 은폐한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김앤장이 ‘가습기살균제 안정성 평가’ 책임자인 조명행 서울대 교수의 흡입독성 실험결과 보고회에 참석했으면서도 증거 은폐에 가담했다는 것이 이번 고발 취지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 불리한 연구 데이터를 조작·누락한 조 교수는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다만 연구용역비를 다른 용도로 쓴 사기 혐의만 유죄로 인정됐고, 증거위조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결론이 났다.
이번 고발에 참여한 윤영대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집단 살인 행위지만, 범행 후 10여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손해배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가습기 살균제는 기업이 허위광고를 하고 증거를 조작해도 경찰과 검찰 단계에서 모든 것이 무마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및 유가족 대표는 “형식적인 재수사는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것이고 2차 가해”라면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각종 질병과 고통에 시달리며 죽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접수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신고자는 올해 5월 기준 7737명으로, 이 가운데 4318명이 피해자로 인정됐다. 피해자 중 24.5%인 1059명이 사망한 상태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례 총 6611건 가운데 옥시 3699건(55.9%), 애경산업 1163(17.5%), 롯데마트 353건(5.3%) 등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들은 지난 8월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방조했다며 전·현직 환경부 장관과 SK케미칼 등을 추가로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