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사건 6년, 바뀐 게 없다”… 신당역 살인사건 현장에 시민들 추모 행렬

2022/09/16 18:52 1.3K
“강남역 사건 6년, 바뀐 게 없다”… 신당역 살인사건 현장에 시민들 추모 행렬
‘미안해요. 다음엔 행복한 세상에서 만나요’
‘여성이 안전한 세상, 더 이상의 희생은 없어야 한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역무원이 자신을 스토킹하던 남성에게 피살된 지 이틀이 지난 16일 오전, 사건 현장에는 피해자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사건 불과 며칠 전 고인의 도움을 받았다는 한 시민은 아직도 그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고 말했다. 과거 지하철 역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는 시민은 보호받지 못하는 역무원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 신당역 내 여자 화장실 앞에는 역무원들이 마련한 ‘추모의 공간’이 있었다. 시민들은 조화를 들고 현장을 찾아 고인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시민들은 애도의 메시지를 적을 수 있게 준비된 포스트잇에 각자의 마음을 담아 한 글자씩 적어 내렸다. 포스트잇에는 ‘얼마나 더 많은 여성 혐오 범죄가 반복되고, 얼마나 더 많은 여성이 죽어야 하나. 사법부와 서울교통공사는 고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져라’ ‘혐오와 차별이 없는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 등 이번 사건에 대해 분노를 표한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이날 추모 공간에는 사건이 발생하기 불과 며칠 전 고인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시민이 찾아오기도 했다. 송경자(60)씨는 아직도 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최근 정기 승차권을 구매하려고 신당역을 찾았던 송씨는 기계에 지폐가 잘 들어가지 않아 어려움을 겪던 중에 고인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송씨는 “뉴스를 보고 찾아왔다. 아직도 고인의 인상이 눈에 선하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니 믿을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곳에서 만난 시민들은 6년 전 강남역 살인사건을 떠올리며 정부의 대책에 변한 것이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20대 손녀딸이 있다는 조애순(78)씨는 “신고해도 적절한 대처가 없으니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현장을 직접 보니 무섭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게 가슴이 아프다. 손녀딸이 20대라 남 일 같지 않다. 이런 사건이 생기면 나라에서 책임지고 막아달라”고 말했다.
과거 비슷한 업무를 했다는 40대 여성 A씨는 역무원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안타까워 했다. A씨는 “위험한 새벽에도 넓은 역사를 겨우 한두 명이 순찰하는 게 현실이다. 여성 직원들도 야간 근무 시 취객에게 맞고 여기저기 찢어지고 다치는 경우가 많다. 근무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2인 1조로 운영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얘기해왔는데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