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단 없이 철거작업에 불법 시공… 이천 병원건물 화재는 ‘인재’

2022/09/14 07:37 3.1K
전기차단 없이 철거작업에 불법 시공… 이천 병원건물 화재는 ‘인재’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 이천 병원건물 화재 사고는 인재(人災)인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경기남부경찰청 이천 화재 수사전담팀은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철거업자 A(59)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한 다른 철거업자 등 관계자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전했다.
A씨 등 철거업자 3명은 지난달 5일 오전 7시 10분쯤 경기 이천시 관고동 소재의 학산빌딩 3층에 위치한 스크린골프장에서 철거작업을 진행했다. 당시 이들은 날씨가 덥다는 이유로 선풍기와 에어컨 등 냉방기기를 작동한 채 작업을 진행했으며, 이 중 1번 방에 있던 냉방기기 배수펌프 전원코드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1번 방은 창고 용도로 사용되고 있어 습기와 먼지가 쌓여 화재에 취약한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랜 기간 방치돼있던 선풍기와 에어컨을 틀어 스파크가 튀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은 1번방의 냉방기기 배수펌프 전원코드에서 단락흔(전선이 끊어진 흔적)이 발견했다.
이들은 철거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전기 차단 등 안전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으며, 방화문에 소화기를 세워두고 문을 연 채 작업을 하다 화재가 발생하자 그대로 대피했다.
건물 시공 과정에서도 불법 사실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화재가 발생한 이후 연기가 계단 통로 외에도 건물 대리석 외벽과 건물 기둥 사이의 공간을 통해서 퍼졌다. 방화 구획이 설정되려면 벽면 내부에 세워진 철골 H빔 형태의 기둥 부위 주변이 벽돌과 몰타르로 막혀 있어야 하지만, 해당 빌딩은 외장재만 붙은 상태로 지어져 화재 당시 연기가 벽면 내부 기둥을 통해 4층 병원 신장투석실로 유입됐다. 이외에도 철거업자 중 1명은 무자격자였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경찰은 71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편성해 총 89차례 조사를 하는 등 수사를 진행해왔다. 경찰은 A씨와 6명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은 병원 내 폐쇄회로(CC)TV를 통해 간호사 등 10여명의 병원 관계자들이 투석환자를 대피시키려 한 노력을 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기도 했다.
현은경 간호사의 의사자 지정에 대해서는 “그동안은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CCTV 등을 관계기관에 제공한 바 없으나, 보건복지부 등이 필요로 한다면 검찰과 협의해 제공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5일 학산빌딩 3층 스크린골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4층 병원의 환자 4명과 간호사 현씨 등 5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