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고용허가제 외국인력 역대 최대 11만명 “조선업 최우선 배분”

2022/10/27 18:50 6593
고용노동부가 27일 산업 현장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이 국내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비전문 외국인 근로자(E-9 비자) 규모가 내년도에 역대 최대인 11만명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이날 “현장의 극심한 인력난을 반영해 역대 최대 규모로 (외국인 근로자를) 도입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앞서 외국인력정책위원회는 지난 25일 회의를 열어 이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11만명을 업종별로 구분하면 제조업 7만5000명, 농축산업 1만4000명, 어업 7000명, 건설업 3000명, 서비스업 1000명이다. 나머지 1만명은 업종에 관계없이 인력을 배분할 수 있는 탄력배정분이다.
외국 인력 11만명 도입은 2004년 고용허가제 도입 이후 가장 큰 규모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5만6000명이었고, 지난해에는 6만9000명이었다. 1년 만에 규모를 4만1000명 늘린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실제 입국한 인원은 2020년 6688명, 지난해 1만501명에 그쳤다.
외국 인력 입국 감소는 구인난 악화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상반기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장의 부족 인원은 64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년간 방역상의 이유로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제한됨에 따라 지난달 기준 국내에 체류하는 E-9 비자 외국인력은 24만5000명에 그쳤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2월(27만7000명)의 88.4% 수준이다.
한 시설재배업 농장주는 최근 구인난과 관련해 정부 측에 “본격적인 출하기지만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힘들어 비닐하우스 온도를 낮춰 작물의 성장을 최대한 늦추고 있다”며 “불법체류자라도 고용해야 하나 생각도 든다”고 했다. 한 조선업 사내협력사 관계자는 정부 측에 “일할 사람이 없어 원청에 일감을 반납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인력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면서 최근 협력사 상당수가 부도 위기를 겪었다”고 호소했다.
고용부는 “현재 산업현장에서는 중소 제조업, 농축산업,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심각한 구인난에 직면해 있다”며 “해당 업종의 낙후된 근로 환경으로 구인·구직 간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숙련 직종에서 부족 인원이 집중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상대적으로 저숙련 외국 인력 수요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다.
고용부는 또 “2023년 (외국 인력) 도입 규모는 산업현장 구인난 해소를 위해 예년보다 조기에 결정한 것”이라며 “11월 중 고용허가서 신청을 받아 2023년 초부터 필요 인력이 신속히 입국해 근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E-9 비자는 국내 제조업이나 건설업, 농업, 축산업 등 비전문 직종에 취업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발급되는 비자다. 중소기업이 정부 허락을 얻어 외국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한 고용허가제가 규정한 16개국 외국인 근로자에게 발급된다.
고용부는 외국 인력을 산업재해에서 보호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외국인 근로자 사망으로 산업안전보건법상 처벌을 받은 사업장은 외국인 고용을 제한한다. 5인 미만 농어가도 산재보험이나 농어업인안전보험에 가입하는 경우에만 고용허가서를 발급하기로 했다. 농업과 어업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에게 조립식 패널이나 컨테이너 건물을 숙소로 제공하면 고용허가를 불허하기로 했다. 또 산업안전보건 관련 교육 영상을 현지어로 제작해 입국 전 교육에 활용하는 등 외국인 근로자 노동인권을 강화한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내년에는 고용허가제 도입 이래 역대 최대인 11만명의 외국인력을 도입할 예정”이라며 “인력난이 심각한 기업과 업종 위주로 인력 배분하면서 우리나라의 일자리 상황도 꼼꼼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업의 심각한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람이 그 산업에 가게 하거나 그 산업에 있는 사람이 일감이 있을 때 일할 수 있어야 한다”며 “외국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고용허가서 발급 시 조선업에 최우선 배분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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