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만료 일주일 남은 권도형… 측근 구속 실패에 검찰 수사는 ‘첩첩산중’

2022/10/13 15:43 4582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여권 만료가 6일 남았다. 여권이 만료되면 권 대표는 체류 국가에서 강제추방 될 수 있다. 권 대표의 신병 확보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하지만 여권 무효화와 별개로 검찰 수사는 장기전을 대비하고 있다. 법원이 권 대표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 신중을 기하면서 검찰의 수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권 대표는 지난 5월 투자자들에게 고소를 당한 이후 약 5개월째 자취를 감추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와 외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내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에 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검찰은 외교부에 권 대표의 여권 무효화를 요청했다. 권 대표의 여권은 오는 19일 만료될 예정이다.
외교부 담당자는 “수사와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에 권 대표의 여권 반납 여부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 대표가 19일 이후에도 외교부에 여권을 반납하지 않는다면 권 대표는 강제추방 대상이 된다. 외교부는 권 대표가 여권을 기한 이내에 반납하거나, 기한 이후에도 수사당국에 협조해 입국 의사를 밝힌다면 여행자 증명서를 발급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여권 무효화를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신속히 신병 확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여권 무효화를 통해 검찰이 권 대표를 압박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수사 상황은 첩첩산중이라는 평가다. 최근 법원이 권 대표의 측근인 테라폼랩스 업무총괄팀장 유모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했기 때문이다. 홍진표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6일 검찰이 유모씨에 대해 사기·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당시 기각 사유로 루나 코인이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인지 여부 등에 대해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수사팀은 테라·루나 폭락 사태에 대해 루나 코인을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이라고 보고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등 피의자들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투자계약증권이란 특정 투자자가 이익을 위해 공동사업에 금전 등을 투자하고 주로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의 결과에 따른 손익을 귀속 받는 계약상의 권리다.
검찰의 논리에 대해 법원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본 상황이라 권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더라도 혐의를 입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구속영장 기각으로 장기전을 준비해야 할 법리 싸움이 첫 단계부터 막혔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는 한때 시가총액이 세계 10위 안팎 수준까지 올랐던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가 지난 5월 가격이 폭락하며 시작됐다. 당시 시가총액 50조원이 증발했으며 국내 피해자만 20만여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피해자들은 권 대표 등을 특가법상 사기 및 유사 수신 혐의로 고소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지난 6월 말 테라폼랩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임직원을 출국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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