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자리에 히틀러가”… 회사 망치는 ‘오피스 빌런’ 대처법은

2022/10/09 06:00 6200
직장인 A씨는 ‘자신보다 어린 여성이 상사’라는 사실에 불만을 품고 회사에서 공공연하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 어린 남성 직원에게도 수치스러운 욕설을 했으며 회식 자리에서 만취에 목을 조르고 때렸다.
직장인 B씨는 평소 의견 대립이 잦던 팀장이 자신을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회의에서 “근거를 이야기하라”며 모욕감을 줬다는 것이다. B씨는 1개월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서를 제출하고 유급 병가를 냈다. 회사는 조사 후 괴롭힘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B씨는 병가 연장과 팀장 교체를 요구했다.
최근 오피스 빌런(Office Villan·극단적 문제 직원)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오피스 빌런은 욕설·폭력·성희롱 등으로 타인을 괴롭히고 근거 없이 문제를 제기하며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직장인을 의미한다. 오피스 빌런은 회사 운영에 부담을 주고 생산성을 저하시킨다. 전문가들은 “오피스 빌런은 타인의 고통에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이라며 “회사에서 피해자를 보호하고 법적으로 적극 대처한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율촌은 지난 7일 오후 ‘오피스 빌런 알고 대응하기’ 온라인 세미나를 열고 법적·심리적 대처법을 소개했다. 이수정·조상욱 율촌 변호사와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이날 세미나는 2000여 명이 신청했다.
◇“오피스 빌런은 사랑 못받고 자란 사람들… 활개치지 못하게 막아야”
김경일 교수는 “오피스 빌런은 히틀러나 마찬가지”라며 “성장 과정에서 사랑받지 못하고 타인과 정서적 유대감을 맺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오피스 빌런은 싫어하는 사람이 고통받는 모습에 직성이 풀리고 쾌감을 느낀다”고 했다.
김 교수는 “오피스 빌런은 불안하고 두려운 상황에서 대범하게 행동할 때가 있어 (얼핏) 리더십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로 결과가 좋다면 방법이 나빠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조직에서 그러면 안 된다는 분위기를 조성해서 오피스 빌런이 활개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진심으로 헛소리를 하는 오피스 빌런도 있다”며 “선거에서 진실이 아니라 (거짓이라도) 진심으로 말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회사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임원들이 보기에 오피스 빌런은 진심이 있는 충신처럼 느껴져서 좋아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고를 칠 때까지 회사에서 파악할 수 없어 문제”라고 했다.
김 교수는 “오피스 빌런은 자신의 이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반대로 남을 배려하는 착한 사람을 싫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무실에서 같은 잘못을 해도 착한 사람을 처벌하고 공격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수록 오피스 빌런이 의기양양하기 때문에 회사에서 착한 사람 편에 서야 한다”고 했다.
◇“조직이 피해자 편에서 강력 대처한다는 것 보여줘야”
조상욱 변호사는 “(직장 괴롭힘 등이 발생했을 때) 회사가 피해자 편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강력하게 대처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가해자는 본인이 정당하다고 생각하고 반성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조직에서 초기 대응을 잘 하고 피해자가 외롭지 않게 해야 한다”고 했다.
직장 괴롭힘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회사는 자체 조사를 시작한다. 자체 조사는 신속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 외부 전문기관에 조사를 맡기면 신뢰도를 높일 수 있지만 조직 문화, 직원 간 관계를 모르기 때문에 시행 착오가 발생할 수 있다.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건의 경우 특별 조사 위원회를 꾸리기도 한다. 조직 자체 조사에서 시작해 외부 전문 기관 조사로 가야 한다는 게 조 변호사의 설명이다.
조 변호사는 회사와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피해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피해자가 고통이 극심하다보니 노동위원회 같은 곳에 출석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직접 가서 증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피해자의 출석 여부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사도 고도의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피해를 입증해야 한다”고 했다.
조 변호사는 “근거 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고소·고발을 일삼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정보를 수집하고 차근차근 대응해야 한다”며 “초기 대응에서 회사의 의도를 관철하는 것이 부작용 확대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런 직원들은 당사자의 근본적인 문제와 주변 상황 문제로 나눠 해결책을 제시하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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