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는 낮은데, 악성 민원인은 늘어”… 경찰, 저연차 중심 ‘퇴직 러시’

2022/10/06 14:47 4471
재직기간 5년 이하 경찰관의 퇴직자 수가 지난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저연차 경찰 사이에서 급여나 업무환경, 연금 축소 등에 불만이 커지면서 경찰 조직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 경찰관 중 재직기간이 5년 이하인 퇴직 경찰관은 12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80명)보다 57.5%, 5년 전인 2017년(87명)보다 44.8% 늘어난 수치다. 저연차 경찰 가운데 올해 8월까지 퇴직한 사람은 이미 69명에 달해, 올해 퇴직자 수도 100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10년차 이상 경찰관과 비교해보면, 저연차 경찰관의 퇴직자 수 증감률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10~15년차 경찰 퇴직자 수는 40명으로, 5년 전인 2017년(45명)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5명이 줄었다.
경찰관 사이에선 낮은 급여 수준과 민원인으로 인한 업무 스트레스가 저연차 경찰관이 조직을 이탈하는 이유라는 의견이 나온다. 경찰대 산하 치안정책연구소가 올해 6월 발표한 ‘한국경찰의 개인 및 조직특성에 관한 패널조사’에서도 경찰 중 내근직은 업무 압박이 높고, 외근직은 업무상 부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경사 A씨는 “업무량은 과도하고, 민원은 많은 현실에 경찰 조직을 떠나는 사람이 많다”며 “급여도 낮은데 업무 중 사고가 터져도 조직에서 보호해주지 않다 보니 실망한 저연차 경찰관들도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20대 순경 B씨도 “저연차들끼리 여기엔 미래가 없다고 말한다”며 “현장에서 민원인이 욕을 해도 가만히 듣고만 있어야 하고, 윗선에서도 악성 민원인을 과감하게 쳐내지 못하고 ‘그냥 해결해 주라’는 식으로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경찰관이 지급받을 연금이 축소되는 것도 문제다. 청년층이 공직에 도전하는 큰 이유인 공무원 연금 혜택이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무원 퇴직연금은 ‘평균 월 소득×재직기간별 적용비율×재직연수×1.7%’ 방식으로 계산하는데, 승진 소요 연수가 긴 경찰은 평균 소득월액이 낮아 다른 일반 공무원보다 퇴직연금은 적은 구조다.
입직 2년차 순경 C씨는 “기대 연금에 대한 실망도 경찰을 그만두는 큰 이유”라며 “지금 퇴직을 앞둔 50대 중후반 경찰들은 연금으로 한 달에 300만원 정도를 받을 텐데, 나와 비슷한 저연차들은 30년 후에 한 달에 180만원 정도밖에 못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연금 격차는 더 크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경찰관의 ‘퇴직 러시’와 관련해 급여 체계와 조직 문화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대민 업무가 많은 경찰의 경우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며 “현재 경찰 급여와 관련해 계급제가 아주 철저한데, 업무량과 업무 성격에 따라 급여를 현실화해 불만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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