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 현안 가진 기업 접촉해 성남FC 후원금 요구”

2022/10/05 11:36 2824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당시 성남시장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현안을 가진 기업들을 골라 후원금을 내도록 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남FC 전신인 성남일화를 인수한 직후 성남FC 운영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자 이 대표가 기업들의 자발적 후원이 아닌 건축 인허가 등 민원 해결이 시급한 기업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후원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5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두산건설 전 대표 A씨와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 B씨를 기소하면서 사실상 이 대표가 주도적으로 기업들에 후원금을 내도록 요구한 것으로 적었다. 공소장에는 B씨와 이 대표,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이던 민주당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공모한 것으로 적시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3년 12월 성남일화를 인수한 뒤 연간 150억원의 운영 자금을 시 예산 70억원, 기업자금 50억원, 일반 공모 30억원을 통해 마련하기로 계획했지만 2014년 두 차례에 걸친 시민공모에서 8억원만 확보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FC 운영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정치적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을 우려했다”며 “성남시 핵심 관계자 등과 성남시로부터 인허가 등을 받아야 하는 현안을 가진 기업들을 접촉해 성남FC 운영자금을 제공받는 방법을 모색했다”고 적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일화 인수 당시 언론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난 정치인이다. 당연히 정치적 이득을 고려한다. 이재명이 성남구단을 잘 운영하는 것을 보니 능력이 있는 사람이구나. 더 큰 역할을 맡겨도 되겠다. 이런 소리를 듣는 것이 궁극적으로 내가 노리는 정치적 이득이다’라고 언급한 것을 공소장에 적시했다.
공소장에는 성남FC가 두산건설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과정과 이 대표의 지시 내용이 적혀있다. 이 대표는 2015년 7월 A씨와 정자동 부지 관련 협약을 맺었다. 부지 용도를 병원 시설에서 업무 시설로 변경하고, 용적률을 250%에서 670%로 상향한다는 내용이었다.
협약에는 성남시가 두산건설의 기부채납(부지 일부를 무상 제공) 비율을 낮춰주는 대신 두산건설이 50억원을 성남FC에 준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 자금난을 겪던 두산건설은 용도 변경을 통한 정자동 부지 매각을 모색하고 있었고, 성남시는 2013년 12월 인수한 성남FC의 운영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검찰은 공소장에 “기부채납 외에 성남FC 운영자금을 현금으로 받을 적법한 수단이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에 이 대표가 용도변경 이익 중 일부를 환수할 방안을 검토하라고 직접 기재했다”며 “‘최대한의 이익을 확보하라’고 담당 공무원에게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성남시 관계자들이 정자동 부지의 용도변경 및 용적률 상향의 대가로 기부채납 15% 비율을 정해 두산건설에 요구했으나, 두산건설이 이를 거부하자 ‘기부채납은 10%로 하고 나머지 5%는 면제하는 대신 이에 상응하는 금액인 50억원을 성남FC에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결국 이 내용으로 시와 두산건설이 협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결국 두산건설은 당시 정자동 부지 10%(최대 244억원으로 평가)를 기부채납했고, 2016~2018년 성남FC에 50억원을 광고비 명목으로 분할 지급했다.
검찰은 이런 과정에 이 대표와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이던 민주당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B씨 등이 공모해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이에 검찰은 이 대표 등이 용도변경 등 기업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인 성남FC에 50억원의 뇌물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전날 농협은행 성남시지부와 판교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 7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이 대표를 겨냥한 수사를 광범위하게 진행하고 있다.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와 관련해 현재까지 압수수색한 곳은 알려진 장소만 37곳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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