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은 ‘페이퍼리스 회의’ 대세인데…'과학기술’ 다루는 과방위, ‘종이 문서’ 없다고 정회

2022/10/04 15:50 6027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가운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4일 ‘종이’ 보고자료가 없어 국정감사가 지연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과방위는 첨단 디지털 정책을 총괄하는 위원회다. 민간에선 ‘종이 없는(페이퍼리스) 회의’가 대세인데 정작 과방위에선 시대 흐름과 다른 논란이 벌어진 셈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종호 과기부 장관에게 “(인사말을) 우리 같은 무식한 사람은 이해를 못 하게 써놨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과방위는 이날 오전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지만 시작 20여 분 만에 정회했다. 일부 의원들이 업무현황 보고서 파일을 확인하지 못해서다.
과기정통부는 업무현황 보고서를 종이 문서 대신 각 의원들에게 컴퓨터 파일로 전달했는데, 이에 대한 위치가 제대로 안내되지 않아 혼란이 발생했다. 과방위는 정회하고 이후 업무현황 보고서를 종이로 전달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조승래 의원은 “업무 현황 보고자료를 인쇄해 의원들에게 현장 배부하지 않고 의원들이 사용하는 노트북에만 저장돼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변재일 민주당 의원도 “아날로그 문서는 인간 친화적이어서 한눈에 들어오지만, 디지털은 자료를 넘겨보는 데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의원들에게는 디지털로 보라고 하고 국감에 자리한 과기정통부 간부들은 인쇄한 자료를 보는 것은 모순”이라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종이 없는 재판, 종이 없는 회의를 강조하지만 사실 젊은 사람들, 30대, 40대는 이게 익숙해져 있지만 50대 60대는 굉장히 어렵다”며 “이종호 장관 인사말씀만 인쇄해서 주고 정작 중요한 업무보고 종이도 안 주고 컴퓨터로 보라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장관의 인사말에 대해서도 “우리 같은 무식한 사람은 이해를 못 하게 써놨다”며 ‘넛크래커’라는 단어에 대해 지적했다. 권 의원은 “넛크래커가 뭐냐. 나만 무식한 줄 알고 박성중 의원한테 물어봤더니 박 의원도 모르더라”고 했다. ‘넛크래커’는 한 나라가 선진국보다는 기술과 품질 경쟁에서, 후발 개발도상국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현상을 뜻한다.
그러면서 “이거 충분히 우리말로 풀어서 이해할 수 있게끔 쓸 수 있지 않느냐. 과기정통부 관료들처럼 많이 공부하고 배운 사람만 쓸 수 있게 하면 어떡할 거냐”라며 “국감이 국민에 대한 보고인데, 일반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써야 한다. 기본 자세가 안 돼 있다”고 했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조승래 의원은 “디지털이나 아날로그를 떠나서 노트북 속 국정감사 자료파일이 잘못된 분류 체계 아래 저장돼 있어 혼란이 야기됐다”며 “의원들이 ‘숨은 그림 찾기’나 ‘보물찾기’ 하듯 국감 자료를 찾으란 이야기냐”고 비판했다.
이에 정청래 위원장이 “의원 개인마다 종이가 편한 사람이 있고, 컴퓨터 화면이 편한 사람이 있는데 (노트북을 통한 열람으로) 일괄 결정한 데 대한 의원들의 문제 제기”라고 정리했다. 이후 이 장관이 준비 미흡에 대해 사과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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