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범 일당 무더기 검거… 수도권 중심 ‘깡통주택’ 3400여채 소유

2022/09/30 11:50 3831
매매가격보다 높은 금액에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가 계약기간이 종료되자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주택’ 전세 사기를 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30일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A씨 등 3명을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범행에 가담한 공인중개사 등 47명도 사기 및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A씨 등 4명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공인중개사 등을 통해 매매 수요가 적은 수도권 외곽 지역의 빌라나 신축 오피스텔에 입주할 임차인을 소개받은 뒤 매매가 보단 비싼 금액으로 임대차 계약을 맺은 혐의를 받는다.
A씨 일당은 임차인들이 지불한 임대차보증금으로 해당 주택을 매입하는 계약을 동시에 진행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주택 소유권을 취득하는 속칭 ‘무자본 갭투자’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수법으로 A씨 일당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 3400여채의 빌라와 오피스텔을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 일당이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임대차보증금은 1채에 평균 2억원 정도로, 대부분 서민 주택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A씨 등은 실제 매매가보다 10%가량 높은 금액을 불러 건당 2000만∼3000만원 상당을 더 받고, 범행을 도운 공인중개사 등에게 통상의 수수료보다 훨씬 높은 금액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올해 사이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하고 기존 임대차 계약 종료 시점이 다다랐음에도 거래마저 뚝 끊기자 임차인들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되면서 이들의 범행도 막을 내렸다.
경찰은 지난 5월 이 사건 피해자 중 하나인 임차인 B씨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고, 추가 피해 사례를 다수 확보해 A씨 등을 잇달아 검거했다. 지금까지 A씨 일당을 상대로 접수된 고소장은 100여건에 이른다.
조사 결과 구속된 A씨 등 3명은 각각 1200여채, 900여채, 300여 채의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불구속 상태인 나머지 1명은 1000여 채의 주택을 소유한 인물로,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A씨 등이 2년 넘게 반복해서 범행한 점을 고려할 때 임대차계약을 맺을 때부터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할 의사가 없었다고 보고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A씨 등은 경찰에서 “(다주택자 등에 대한) 정부의 과세 정책이 강화하면서 세금을 내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측은 A씨 일당이 체납으로 주택이 압류돼 경매가 이뤄지더라도 임차인이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고, 이들이 보유한 주택이 3400여채에 이르는 점 등을 고려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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