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공정위, 가습기살균제 광고기사 심사 제외는 위헌”

2022/09/29 16:28 1516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일으킨 가습기메이트 제조사와 판매사의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심의하면서 ‘인체에 무해하다’는 내용을 언급한 인터넷 기사를 제외한 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9일 재판관 9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공정위가 가습기살균제 ‘홈클리닉 가습기메이트’(SK케미칼 제조·애경산업 판매) 관련 인터넷 기사 3건의 심의 절차를 종료한 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A씨는 “1994~2011년까지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인체 무해’ ‘흡입하면 스트레스 해소와 심리적 안정’ 등의 내용으로 거짓·과장광고를 했다”며 2016년 4월 두 회사를 공정위에 신고했다. 그는 제품 라벨 표시와 애경산업 홈페이지 광고, 신문 지면 광고, 인터넷 기사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공정위는 같은해 7월 신문 지면 광고와 인터넷 기사들을 심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표시광고법 제정 전에 판매된 제품이라거나 인터넷 기사를 표시광고법상 ‘광고’로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2개월가량 뒤에는 “인체 위해성 연구·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가습기살균제 라벨에 있는 표시나 홈페이지 광고에 대한 심의도 결론 없이 종료됐다.
이에 A씨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공정위는 “’기자 이름이 명시된 신문 기사’ 형식이어서 ‘광고’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사안을 6년 동안 심리한 헌재는 공정위가 인터넷 기사 3건을 심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고 자의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헌재는 “표시광고법상 광고란 ‘사업자가 상품에 관한 일정한 사항을 정기간행물 등 매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거나 제시하는 일체의 행위’”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기사에는) 제품이 인체에 안전하다는 내용이 기재된 것도 있어 심사 절차 진행은 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인체에 안전하다는 사실에 대한 입증 책임은 피심인(SK케미칼·애경산업)에 있고, 심의 절차까지 나아갔더라면 시정명령과 과징금 등 행정 처분을 부과할 가능성과 공정위의 고발, 형사처벌이 이뤄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또 “거짓·과장 광고로 인한 표시광고법 위반죄는 공정위에 전속고발권이 있어 공정위의 고발이 없으면 공소제기가 불가능하다”며 “인터넷 기사를 심사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기소의 기회를 차단한 것은 A씨의 재판 절차 진술권 행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헌재는 가습기살균제 라벨과 홈페이지 광고는 2018년 공정위의 재조사로 이미 고발 처분이 내려졌고, 신문 지면 광고도 1999년 판매가 종료된 제품에 관한 것이라며 A씨의 일부 청구를 각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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