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환 ‘불법촬영·스토킹’ 혐의 1심 징역 9년형

2022/09/29 10:34 4912
‘신당역 살해 사건’ 피의자 전주환(31)이 불법촬영과 스토킹 혐의로 1심에서 징역 9년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안동범)는 29일 성폭력처벌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촬영물 등 이용협박),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전주환에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80시간의 스토킹 치료와 40시간의 성범죄 치료 프로그램 수강도 명령했다.
녹색 수의를 입고 재판장에 들어선 전주환은 재판부에 선고 기일을 늦춰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국민 시선과 언론 보도가 누그러진 다음에 선고를 받겠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재판부는 전주환의 요청을 거절했다.
전주환은 2019년 11월 여자화장실에서 피해자 A씨의 모습을 몰래 촬영한 후 이를 A씨에게 보내고 지난해 10월까지 350여 차례에 걸쳐 만나달라는 연락을 했다. 전주환은 만나주지 않으면 해외 웹사이트에 몰래 촬영한 불법촬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환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합의를 요구하며 문자메시지를 수십 차례 보내는 등 스토킹한 혐의도 받는다. 두 사건은 공판 과정에서 병합됐다.
전씨는 이 두 사건으로 징역 9년이 구형되자 피해자에게 앙심을 품고 애초 선고일 전날이었던 이달 14일 피해자를 신당역에서 살해했다.
재판부는 “수사가 진행됨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추가적으로 촬영을 강요, 스토킹 범죄로 나아갔다”며 “사건 병합을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은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고도 그와 상반되게 피해자를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후 추가적인 범행이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피고인에 대해 일반적인 형보다 높은 형 선고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1심이 선고한 징역 9년은 검찰 구형과 동일하다. 통상 검찰 구형보다 낮은 형이 선고되는 것을 감안하면 재판부가 중형을 선고한 셈이다.
재판 이후 피해자 측 변호인은 취재진에 “법원 판단을 존중하고 감사드린다”며 “우리 법 안에서 큰 처벌이 이뤄져 고인의 넋을 위로할 수 있을 것 같다. 추가 범행에 대해서도 검찰과 법원의 현명한 판단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주환이 선고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것을 두고는 “여전히 피고인은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고 있고,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올해 8월 18일 불법촬영과 스토킹 혐의로 결심공판에서 전주환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당초 이 사건의 선고는 이달 15일로 예정됐으나, 전주환은 하루 전날인 이달 14일 오후 9시쯤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A씨를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했다. 전주환은 약 1시간10여 분 동안 화장실 앞에서 대기하다가 A씨가 여자 화장실을 순찰하러 들어가자 뒤따라가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환은 피해자에게 합의를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서울교통공사 전산망으로 피해자 정보를 조회하며 주소지와 근무지를 확인하는 등 계획범행을 저지른 정황이 발견됐다. 경찰은 전주환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달 16일 증거인멸과 도망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전주환이 피해자에게 보복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가법)상 보복살인으로 이달 21일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전담수사팀을 꾸려 이달 23일 서울교통공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보강수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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