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헌재 변론 직접 나서는 한동훈… ‘위장 탈당’ 등 쟁점

2022/09/26 15:55 4084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문재인 정부 임기 말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의 위헌 여부를 따지는 헌법재판소 공개 변론에 참석한다. 한 장관은 검수완박법 입법 절차와 법 내용이 위헌이라는 주장을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오는 2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법무부가 국회를 상대로 지난 6월 낸 권한쟁의심판 청구 사건의 공개 변론을 연다. 앞서 한 장관은 “잘못된 의도로, 잘못된 절차를 통해, 잘못된 내용의 법률이 만들어져 심각한 국민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민주당에서 ‘위장 탈당’을 했다는 점 등을 들어 검수완박법이 절차·내용 면에서 위헌이라는 입장이다.
검수완박법인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은 이달 10일부터 시행됐다. 검사의 직접 수사 범위를 기존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서 부패·경제로 줄이고 수사·기소를 분리하는 내용이 담겼다. 검사의 수사권을 축소하고 고발인 이의 신청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등 법 통과 직후 위헌 논란이 불거졌다.
◇‘위장 탈당’ 도움 받아 17분 만에 회의 종료, “절차 위헌”vs“탈당 자유”
법무부는 민 의원이 지난 4월 민주당에서 무소속으로 ‘위장 탈당’해 법사위 안건조정위에 합류한 과정이 절차적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건조정위는 여야 이견(異見)을 조정하기 위해 설치된 기구다. 국회법 57조에 따르면 안건조정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6명으로 제1교섭단체인 더불어민주당과 그 밖의 교섭단체인 국민의힘 등 여야 동수로 구성해야 한다. 민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서 나가고 무소속으로 가면서 4대2로 검수완박 찬성 구도가 만들어졌고 의결 정족수(3분의 2)를 채웠다는 것이다.
헌재는 평소 입법 관련 사안에 대해 국회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입장이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민 의원이 탈당하지 않고 적법 절차대로 안건조정위를 여야 동수로 구성했다면 검수완박법이 통과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최근 “민 의원은 안건조정위를 무력화시킬 목적으로 민주당에서 위장 탈당했다”는 의견을 헌재에 냈다.
민주당 측은 “국회의원이 소속 정당을 탈당하거나 당적을 바꾸는 것 등은 국민의 대표로서 자유로운 지위에서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진 정치적 결정”이라며 “국회법에 위배되거나 대의민주주의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안건조정위는 국회법에 기간이 90일로 돼 있으나 검수완박법 통과 국면에서 안건조정위 회의는 17분 만에 끝났다. 법사위 전체 회의는 8분이 걸렸다. 여야 의견을 충분히 숙의하라는 국회법 취지와 맞지 않다는 게 법무부 입장이다.
◇검찰 수사권 헌법 보장, “법률에 국민은 빠지고 정치만 남았다”
법무부는 검사의 수사·공소 기능을 축소하는 것도 위헌이라고 보고 있다. 헌법 12조는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돼 있다. 헌법이 검사에게 피의자의 혐의를 따지고 영장을 청구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등 수사권을 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법관으로부터 체포·구속·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 권한을 허가받은 주체는 검사고 검사가 수사의 주재자라는 헌법적 선언”이라고 했다.
검수완박법 시행으로 검찰이 수사하지 못하는 범죄를 경찰이 뭉갤 경우 국민이 피해를 구제받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법무부의 입장이다. 고발인 이의 제기도 불가능하다. 법무부는 “법률 개정 과정에 국민과 국가, 헌법 질서가 빠지고 정치와 거래, 탈법과 위헌만 남아 있을 뿐”이라고 했다.
권한쟁의심판은 헌법상 국가기관 사이 권한 존재 여부나 범위에 대해 다툼이 생길 경우 헌재가 유권 판단을 내리는 절차다. 헌재 재판관 9명 중 5명 이상이 찬성할 경우 인용·기각 또는 각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헌재는 국민의힘이 검수완박법 처리가 국회법상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며 낸 권한쟁의심판 사건에 대한 공개 변론도 지난 7월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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