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주가조작 논란 투자그룹 ‘혐의없음’ 불송치… 피해자들은 “납득 불가”

2022/09/26 16:33 4890
투자자들에게 거래정지 위기에 놓인 주식을 매수하게 하는 등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집단 고소당한 한 유명투자그룹과 전 임원진 등에 대해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들은 투자자들을 상대로 300~1000%의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속이고 수천만원의 리딩비를 받아 챙긴 혐의도 받았으나, 경찰은 이 역시도 무혐의로 결론을 내렸다. 피해자들은 즉각 이의신청한다고 밝혔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주 표시광고법위반, 자본시장법위반, 사기, 범죄단체등의조직 등의 혐의로 투자자들에게 고소당한 E투자그룹과 전직 대표 이모씨 등 임원진에 대해 지난 19일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제기된 범죄 사실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사건을 불송치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E투자그룹 유료 리딩방에 가입했다가 큰 손해를 봤던 투자자들은 회사가 당시 경영진 리스크 등으로 거래정지 위기였던 코스닥 상장사 ‘명성티엔에스’ 주식을 매수하라고 종용하며 주가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추천 종목에 투자하면 300~1000%의 수익률을 보장해준다는 과대광고를 했다면서 지난해 7월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고소장을 접수한 피해자들은 약 50명이며, 피해액은 약 12억8000만원으로 추산된다.
당시 E투자그룹은 명성티엔에스가 국책 사업을 맡았으며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와 관련된 배터리주라고 홍보했고, 고소인들은 이 회사 주식을 각각 100만원~2억원가량 매수했다. 그러나 명성티엔에스는 최대주주였던 오모씨가 본인 소유 지분의 반 이상을 제3자에게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았으며, 이 대출금을 갚지 못해 담보로 잡힌 지분이 다른 법인에 매각됐다. 경찰에 따르면 오모씨는 과거 주가조작에 개입한 정황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실은 2020년 10월 뒤늦게 공시됐다.
결국 2020년 9월 22일 장 중 1만8550원까지 올랐던 명성티엔에스 주식은 이후 급락해 지난해 11월 2일 7350원까지 하락했고, 같은 해 12월 14일에는 9210원에 거래 정지가 됐다. 명성티엔에스는 현재까지도 거래 정지 상태이며, 상장폐지 심사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의 혐의에 대해 모두 불송치했다. 조선비즈가 입수한 경찰의 불송치 결정서에 따르면 E투자그룹은 오모씨가 최대주주가 됐을 당시 그가 과거 주가조작에 개입했던 정황을 몰랐으며, 명성티엔에스의 특허 기술력 등을 고려하면 경영진 리스크가 해소될 경우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당시 복수의 증권사들이 명성티엔에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리포트와 실제로 추천 후 주가가 올랐던 사실을 종합하면 E투자자문이 투자가치가 없는 종목을 추천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한 이들이 1대1 개별투자자문을 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E투자그룹은 투자자들의 재무 정보 등 맞춤형 투자자문을 위해 자료를 받거나 보관하지 않았기 때문에 1대1 맞춤 조언을 했다고 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현재 특정 투자자의 재무상황·투자경험·위험선호정도 등을 고려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했는지를 기준으로 투자자문과 유사투자자문을 구분한다.
경찰은 E투자그룹이 명성티엔에스에 대해 안내한 문자는 불특정 다수 회원에게 전송된 투자 정보에 대해 투자자가 부가 설명을 요청했을 경우 보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자본시장법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발행 또는 송신되고 다수인이 수시로 구입 또는 수신할 수 있는 간행물 출판물 통신물 또는 방송 등을 통해 조언하는 경우는 투자자문업으로 보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300~1000%의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허위 광고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유료회원을 유치하기 위한 ‘영업행위’일 뿐 광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경찰은 설령 광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당시 E투자그룹의 실제 발생 수익률 합이 450%에 이르는 등 회사 측이 제시한 수익률이 거짓이라고 보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들은 즉각 이의신청 의사를 밝혔다.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측은 “자본시장법에 대한 경찰의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며 “즉각 이의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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