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00원 편의점 족발 먹고 기소된 알바생…검찰, 항소 취하

2022/09/26 17:05 2153
폐기 시간을 착각해 5900원짜리 즉석 식품을 꺼내 먹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1심에서 무죄를 받자 불복한 검찰이 항소를 취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검찰 업무 처리의 적정성에 대해 국민이 제기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지난 22일 검찰시민위원회를 개최했고, 시민위원회는 2시간에 걸친 사건 설명 청취, 질의 응답, 토론을 거쳐 항소를 취하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의결했다”며 “검찰은 시민위원의 의견을 존중해 정의와 형평, 구체적 타당성 등을 고려해 항소를 취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의 한 편의점에서 주말 오후 3시~10시 아르바이트를 하던 A씨는 2020년 7월 5일 오후 7시 40분쯤 판매 중인 5900원짜리 족발세트를 고의로 폐기 처리한 뒤 먹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편의점 업계에서 ‘폐기’는 유통기한이 지나 팔지 못하는 도시락, 삼각김밥, 유제품, 냉장식품 등을 뜻한다.
해당 족발세트의 폐기 시점은 밤 11시 40분인데, 이보다 4시간쯤 빠르게 폐기 처리하고 이를 먹었다는 이유로 편의점주가 A씨를 고소했다.
사건이 일어난 날은 A씨가 출근한 지 6일째 되는 날이었다. 편의점 점장은 앞서 A씨에게 “판매 가능 시간이 지난 제품은 폐기하거나 먹어도 된다”며 시간대별 폐기 상품을 알려 줬다. 도시락의 폐기 시점은 오후 7시 30분, 냉장식품은 밤 11시 30분이었다.
그런데 A씨는 밤 11시 30분에 폐기돼야 할 냉장식품인 ‘반반 족발세트’를 4시간 전인 저녁 7시 40분쯤 꺼내먹었다. CCTV 영상에는 A씨가 족발세트를 저녁 7시 40분쯤 계산대로 가져와 폐기 등록을 한 뒤 먹으려고 하는 모습이 담겼다. A씨는 도시락 폐기 시간인 오후 7시 30분에는 취식하지 않았다.
편의점주는 A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A씨를 벌금 2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지난해 8월 약식명령을 내렸다. 약식명령은 검사가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해 달라고 청구하면, 법원이 정식 재판 없이 서류를 검토해 형을 내리는 것이다. A씨는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1심 법원은 “A씨에게 횡령의 고의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뒤 검찰이 항소한 것이 지나치다는 여론이 일자 검찰은 지난 22일 검찰시민위원회를 열였다. 시민위원회는 항소를 취하하는 것이 옳다고 의결했고, 검찰은 이를 수용해 항소를 취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향후에도 국민이 생생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업무 처리에 정성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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