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쓰러진 시민…심폐소생술로 생명 구하고 홀연히 떠난 의인

바쁜 출근길, 갑자기 쓰러진 시민을 목격하고 지체 없이 달려와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구한 후 홀연히 떠난 의인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7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전 6시 40분쯤 도로공사 수도권본부에 근무 중인 장대언(37) 대리는 평소처럼 출근을 위해 경기 안양시 만안구의 안양역으로 들어섰다. 그때 대합실에서 구토 후 호흡곤란으로 쓰러진 시민을 발견했다.
도로공사가 제공한 당시 안양역 CCTV를 보면 흰색 마스크를 쓴 시민은 대합실을 걷다가 어딘가 불편한 듯 잠시 멈춰 서서 허리를 숙이고 숨을 골랐다. 이후 다시 걸음을 옮기려고 했지만, 이내 똑바로 걷지 못하고 원을 그리듯 움직이다가 중심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이 모습을 본 장씨는 곧바로 남성에게 다가갔다. 장씨는 “의자까지만 데려다 달라”는 남성의 부탁에 다른 시민과 부축해서 그를 일으켰다. 하지만 남성은 구토하며 의식을 잃고 다시 쓰러졌다. 응급조치가 필요한 상황, 장씨는 119에 신고한 후 남성을 옆으로 돌려 토사물을 빼내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장씨의 발 빠른 대처 덕에 남성은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에 의식을 찾았다. 장씨는 남성이 의식을 회복한 것을 확인한 후 역무원에게 현장을 맡기고 조용히 사라졌다.
역에서 쓰러졌던 남성은 노모(60대)씨로, 병원에서 심근경색 진단을 받은 후 치료를 받고 현재는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이 사연은 노씨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도와준 장씨를 찾으면서 알려졌다. 노씨는 몸을 어느 정도 회복한 후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안양역에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후 페이스북에 사연을 올려 장씨를 알아본 지인들이 연락처를 알려주었다고 한다.
장씨는 7일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너무 당연한 일을 한 건데 일이 커지는 것 같다”며 쑥스러워했다. ‘바쁜 출근길에 어떻게 선뜻 도와줬느냐’는 물음에 “바로 제 앞에서 쓰러지셔서 생각할 틈도 없었다”고 했다. 장씨는 “회사에서 1년에 2회 이상 직원 대상의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노씨에게 감사 인사를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냐’고 묻자 장씨는 ‘뿌듯함’보다는 “다행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심폐소생술을 한 날, 안양역을 거쳐서 퇴근하니까 쓰러지신 분이 생각나서 역무원한테 어떻게 되셨는지 여쭤봤었다”며 “걱정하고 있었는데, 건강을 되찾았다는 연락이 오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