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허일영 20점… SK 대역전승 이끌어

프로농구 서울 SK의 허일영(38)은 평범한 3점 슈터다. 13시즌 동안 경기당 1.3개의 3점슛만을 성공시켰다. 평균 득점도 9.3점으로 특출하지 않다. SK에 합류한 지난 시즌부터는 노쇠한 탓에 유일한 장기인 3점 슛마저도 무뎌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SK는 허일영을 영입하며 “우승의 마지막 조각을 완성했다”고 흡족해했다. 베테랑 허일영의 진가는 중요한 경기에서 나오기 때문이었다.

5일 열린 전주 KCC와 한국농구연맹(KBL) 6강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허일영은 98대92 대역전승을 이끌면서 그 이유를 직접 증명했다. 60-75로 패색이 짙던 4쿼터 시작과 함께 투입된 허일영은 들어오자마자 1분 만에 연속 5득점을 해내며 점수 차를 10점(65-75)으로 좁혔다. 그리고 4쿼터 5분가량을 남기고 또 연속으로 5점을 넣으면서 3점 차(78-81) 접전으로 만들었다.

허일영은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향한 연장전에서도 활약했다. 중요한 순간에 상대의 공을 빼앗으며 흐름을 가져왔고, 경기 종료 2분 전 자유투 한 개를 성공시키면서 1점 차(93-92) 리드를 가져왔다. 그에 이어 올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김선형(22점 11어시스트)이 경기 종료 1분 29초 전 3점 슛을 성공시키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허일영은 4쿼터에만 13점을 넣는 등 20점(3점슛 5개)을 폭격했다. 허일영의 올 시즌 최다 득점. 전희철 SK 감독은 “허일영이 베테랑답게 중요할 때 잘 터트려줬다. 역시 큰 무대에 강한 선수다”라고 했다. 2연승을 거둔 SK는 4강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KCC는 허웅이 21점, 이승현이 16점 7리바운드로 분전했으나 4쿼터에 흐름을 내주며 역전패를 당했다. 전창진 KCC 감독은 “많이 아쉽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준 경기”라며 “내일은 선수들을 쉬게 하면서 다음 경기를 구상해 보겠다”고 했다. 3차전은 7일 KCC 홈구장 전주체육관에서 열린다.

관련시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