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려다 사장님들 화병” 백종원 이름 떼는 예산 국밥거리, 무슨 일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시장 근처 ‘백종원 국밥거리’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떼기로 결정했다. 백 대표는 “몇 년에 걸쳐서 노력도 하고, 많은 비용을 쏟았지만 사장님들은 오히려 불편하셨던 것 같다”고 밝혔다.
3일 공개된 유튜브 ‘백종원’ 채널에서는 예산 국밥거리에 관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백 대표는 “국밥거리에 사연이 많다”며 처음 만들어진 건 7년 전이라고 했다. 백 대표에 따르면 예산군은 지역 활성화를 위해 임시천막에서 하던 국밥집들을 모아 매장을 짓고, 국밥거리를 조성했다. 이후 마케팅 효과를 위해 ‘백종원 거리’라는 이름을 붙이기를 원했다. 백 대표는 “내가 직접 관리한다고 생각할까 봐 극구 만류했다”며 “그런데 군수님이 (결정하셨다)”고 했다.
그렇게 시작된 ‘백종원 국밥거리’의 자리 잡기는 순탄치 않았다. 2017년 지역 축제 때 손님들이 몰리자 국밥에 물을 탄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지역신문은 ‘예산 삼국축제, 군 이미지 먹칠’ 제목의 기사에서 “일부 몰지각한 국밥집 주인들이 물을 타서 손님들에게 내놓는 바람에 축제까지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보도했다. 백 대표는 “당시 나도 ‘왜 책임을 안 지느냐’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해당 사건 후 백 대표 회사에서 관광버스를 대절해 다른 국밥집 견학을 시켜주기도 하고, 친절교육과 위생‧안전교육 등도 진행했다고 한다. 백 대표는 ‘국밥이 잘 팔리면 본인에게 수익이 떨어지나.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는 질문에 “수익을 받으면 억울하진 않다. 나와는 아무 관계 없다. 그래서 어떨 때는 화도 나지만, 포기는 안 한다”며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가게들을 최대한 도울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예산시장 리뉴얼 후 재개장을 앞둔 어느 날, 백 대표는 가장 장사가 안 된다는 국밥집을 찾았다. 해당 가게 사장은 손님들에게 음식을 빨리 내기 위해 미리 끓여둔 국밥을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다시 끓여 나간다고 했다. 백 대표는 냄새가 심하게 난다며 먹자마자 고기를 뱉었다. 이후 더본코리아 관계자가 해당 가게를 찾아 당일 삶은 고기로 국밥을 끓이는 방법을 알려줬다. 백 대표는 “당일 삶은 고기로만 판매합니다. 어기면 천벌 받겠습니다. 쓸 수 있겠냐”고 물었고, 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약속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부터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전날 삶은 고기를 여전히 팔고 있었고, 3일이 지나서 찾아갔을 때도 해당 사장은 “고기를 사러 갔는데 문을 늦게 연다고 한다. 점심때 와주면 안 되느냐”고 했다. 결국 사장은 눈물을 쏟았다.
다른 가게도 마찬가지였다. 국밥거리 점주들과의 간담회에서 백 대표는 “혹시라도 국밥거리에서 위생 문제가 생기면 예산군에서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다. 예전에는 별일 아니었을 수 있지만 이젠 큰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자 60년을 국밥집을 해왔다는 한 사장은 “사소한 거까지 다 참견하면서 사람을 너무 어렵게 한다. 저희는 빼달라”고 했다. 백 대표가 “최근 강화된 위생법이 걱정돼서 얘기해드린 것”이라고 하자, 사장은 “영업정지 1년을 당하든 1000만원을 물든 내가 그렇게 할 테니까 제 장사는 내가 하고 싶다”고 했다.

결국 백 대표는 “난감한 소식을 전하게 돼서 죄송하다”며 “예산군과 협의했고, 결국 거리에서 ‘백종원’ 이름을 떼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잘못했다가는 도와드린다고 했다가 사장님들이 화병 날 것 같다”며 “저도 마음이 많이 다쳤다”고 했다. 이어 “국밥거리에서 백종원 이름은 내리지만 지역 주민 입장에서 관심은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여전히 노력하는 사장님들이 있기에 국밥거리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