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원장 “대구 이슬람사원 앞 돼지고기, 혐오표현”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지난해 12월15일 오후 공사현장 앞에서 돼지고기를 굽고 있다. /뉴스1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지난해 12월15일 오후 공사현장 앞에서 돼지고기를 굽고 있다. /뉴스1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대구시 북구 이슬람 사원 건립 문제와 관련한 혐오를 멈춰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송 위원장은 16일 성명을 내고 “건립 중인 이슬람 사원 앞에서 돼지고기를 이용해 이슬람 문화를 비하하고, 이들에 대한 적대감을 표출하고 부추기는 행위는 인종과 종교를 이유로 한 소수자에 대한 전형적인 혐오표현”이라며 “즉시 멈춰야 할, 우리 사회에서 용인해서는 안 되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했다.

앞서 2020년 9월 대구 북구에서는 이슬람 사원 건축 공사가 시작됐지만, 주민 반발이 거세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공사장 앞에서 돼지고기 바비큐 파티를 벌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슬람교는 돼지고기를 먹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송 위원장은 “대구시와 관할 구청 등 권한 있는 행정기관은 혐오 차별행위에 대한 대응과 회복,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며 “지역사회와 대구시민들은 일상에 스며든 혐오를 경계하고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등 주민들의 평화로운 공존을 추구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2023년 지금 대구는 지방정부와 지역사회, 시민공동체가 인간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혐오 표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시험하고 확인하는 현장이 됐다”며 “한국의 산업화를 견인하고 민주화 운동의 도화선이 된 대구시가 이제 세계 속의 도시가 돼 ‘평등’의 꽃을 피우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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