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은 317야드… 골프공 비거리 성능 제한한다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 R&A가 엘리트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골프공 성능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비거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부작용이 커지자, 이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이다.

USGA와 R&A는 골프공 테스트 조건을 변경하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15일 발표했다. 현재 테스트에선 시속 120마일의 스피드로 스윙해 날아간 공의 비거리가 굴러간 거리까지 합해 317야드를 넘어서는 안 된다. 변경되는 기준에선 스윙 스피드가 시속 127마일로 빨라지고 발사 각도 등도 조정된다. 변경된 조건의 테스트를 통과한 공을 사용하면, 엘리트 선수들의 드라이브샷 거리는 15야드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USGA의 마이크 완 CEO는 “공의 비거리 테스트 기준을 마지막으로 재검토한 지 20년이 지났다”며 “예측 가능하고 지속적인 비거리 증가에 대해 고심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에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USGA와 R&A는 새 규정이 엘리트 대회에만 해당되며, 취미로 즐기는 골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비거리 증대가 골프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에서 나왔다. 골프의 핵심 가치와 다양한 흥미 요소가 장타에 묻혀 단조로워질 수 있고, 전장이 점점 길어지면서 코스 유지와 환경에도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지난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299.8야드였다.

USGA와 R&A는 오는 8월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연말에 최종 결정을 내린 뒤 2026년부터 새 기준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투어와 선수들, 장비 제조 업체 등의 반발로 시행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변경되는 테스트 조건을 적용하면 현재 PGA 투어에서 사용되는 공은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게 된다고 한다. 새 규정이 적용될 ‘엘리트 대회’의 기준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PGA 투어는 “이 주제에 대해 광범위하고 독립적인 분석을 계속할 것이며, 모든 해결책이 투어와 선수, 팬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고 게임 전체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내놨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도 “현재로서는 비거리가 LPGA 투어의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골프공 브랜드 타이틀리스트의 모기업 아쿠쉬네트는 “이 규정이 채택되면 선수들은 1990년대 수준의 비거리를 내는 공을 사용해야 한다”며 “공의 성능 변화는 모든 샷에 영향을 미치고 선수들은 혼란을 겪게 된다”고 주장했다. “골프의 매력 중 하나는 골프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동일한 규칙에 따라 동일한 장비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장비 기준이) 둘로 분리되면 골프가 엘리트 경기와 레크리에이션 경기로 나뉘어 연결 고리가 끊어진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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