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에서 10년 살았다... 독거남 원룸서 7톤 쓰레기 ‘와르르’

악취 나는 쓰레기가 가득 쌓인 방 안에서 10년간 살아온 40대 남성이 구청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15일 서울 도봉구에 따르면, 지난달 초 쌍문2동 주민센터에 40대 A씨가 쓰레기가 쌓인 원룸에서 고립된 채 지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를 안타깝게 여긴 집 주인이 직접 도움을 요청한 것이었다.
구청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의 집 안에는 각종 생활쓰레기가 발 디딜 틈 없이 쌓여있는 상태였다. A씨는 이곳에서 10년 동안 거주해왔다고 한다. 타지에 있는 가족들과는 연락하지 않고 있으며 알코올에 의존한 채 혼자 생활해 왔다. 월세는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지불해왔다.
사연을 접한 구청은 우선 A씨를 전입신고한 뒤 디딤돌 주택에 임시 거주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디딤돌 주택은 긴급 위기상황에 놓인 구민들의 주거 복지 향상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유휴주택을 임대해 구에서 운영하는 시설이다.
지난달 22일에는 돌봄서비스의 일환으로 집 청소에 나섰다. 방 안에서 7톤가량의 쓰레기가 나왔다고 한다. A씨도 쓰레기 치우는 작업에 동참했다고 한다. 봉사단체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구내 동네119 집수리봉사단은 벽지를 도배하고 장판을 새로 깔았다. 싱크대 등을 수리하고 세탁기와 냉장고 등 중고 가전도 지원했다.

A씨는 지난 12일부터 다시 집에 돌아와 지내고 있다고 한다. 구청 관계자는 “A씨가 혼자 살면서 무기력해졌고, 이후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데 방법을 몰라 쓰레기를 방치하고 있었다”고 했다.
일용직으로 소득이 있는 A씨는 생계급여 대상자는 아니라고 한다. 구는 A씨에 대해 정기적으로 안부를 묻는 한편, 그가 사회적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커뮤니티 형성 등을 도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