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미화원·경비원 일주일새 잇단 사망

서울 수서경찰서.
서울 수서경찰서.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경비원, 미화원으로 일하던 70대 2명이 1주일 새 잇따라 숨져 논란이 되고 있다. 한 사람은 아파트 용역 업체 소속 미화원으로 일하다 지난 8일 해고 통보를 받았는데 그 다음 날 심장마비로 숨졌고, 다른 한 사람은 인사 조치를 당한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14일 극단 선택을 했다.

경찰과 아파트 관계자 등에 따르면 14일 오전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A(74)씨가 15층짜리 아파트의 9층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그는 오전 7시 16분쯤 자필로 A4 한 장 분량의 호소문을 쓴 뒤 호소문 사진을 찍어 자신의 상사인 아파트 경비대장에게 전송하고, 7시 35분쯤 극단 선택을 했다.

A씨는 이 아파트 경비 업체 A사 소속으로 이 단지의 경비반장으로 근무했는데, 아파트 관리 업체 B사 소속 관리소장 지시로 지난 8일부터 일반 경비원이 됐다고 한다. A씨는 호소문에서 괴롭힘을 당했다는 식의 주장을 했다. “관리소장이 강제로 경비반장을 물러나게 했다” “반장을 죽음으로 끌고 가는 소장은 정신적 고통, 육체적 고통을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반 경비원이 되면서 월급도 줄었다고 한다. 그는 주변에 “반장에서 잘리게 되어 치욕스럽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아파트 관리소장은 인격 모독은 없었다며 “반장에서 경비원으로 바뀌는 일은 수시로 일어나고, 강등이 아닌 일반적 인사 조치였다”고 했다.

여기에 이 아파트에서 환경 미화원으로 근무하던 B(73)씨가 지난 9일 심장마비로 숨진 채 발견된 일도 있어,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그는 숨지기 전날 아파트 청소를 맡는 용역 업체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A씨 등의 주변에서는 아파트 관리 업체 등의 문제로 잇따라 사람이 숨지는 일이 일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도 범죄 혐의가 없는지 수사를 시작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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