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이틀째 잔불 정리중... 화재 원인 조사도 착수

지난 12일 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난 불로 2공장 전체가 전소되고 타이어 21만개가 불에 타는 피해를 낸 가운데 잔불 정리 작업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화재 원인 등을 밝히기 위한 조사도 시작됐다.
14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를 기해 소방 대응단계를 해제하고 헬기 1대와 장비 41대, 인력 144명을 동원해 잔불을 끄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 당국은 굴착기 8대를 이용해 내려앉은 공장 건물 잔해를 제거하면서 소화수를 뿌리며 진화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진화율을 90% 정도로 보고 있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전소방본부, 한국전기안전공사, 대전고용노동청, 안전보건공단 등의 인력 40명으로 구성된 합동 감식반은 이날 오전 11시 40분쯤 합동 현장감식에 나섰다. 합동 감식반은 당초 이날 오전 10시부터 합동감식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2공장 현장에 진입하지는 못했다. 2공장 서편 일부가 무너져 내렸고, 현장의 잔해물이나 건물이 추가 붕괴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감식반은 대신 오전 11시 40분부터 2공장과 같은 구조인 1공장 설비를 우선 확인했다. 또 화재 당시 공장 방범카메라(CCTV) 영상을 확보해 스프링클러나 화재경보 시설 등 방재시설이 정상 작동했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앞서 한국타이어 측은 “화재 당시 소방설비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밝혔다.
대전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대전공장 2공장의 가운데에 위치한 타이어 반제품을 고온에 쪄 타이어 완제품으로 만드는 가류공정 설비 쪽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초로 화재를 신고한 공장 관계자는 “이 공정 내 타이어 성형 압출기계 쪽에서 불이 났다”고 진술했다. 소방 당국은 “가류공정과 물류창고로 이어지는 컨베이어벨트에서 불길을 봤다”는 공장 관계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타이어 성형 압출기계에서 시작한 불이 타이어 원료, 컨베이어벨트 등에 옮겨붙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컨베이어 벨트와 벨트 아래 쌓여있던 분진 등이 불길을 만들고, 화재 당시 강한 바람에 불길이 2공장과 물류창고로 급속히 번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항수 대전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압출 기계 인근 현장은 보존됐지만, 철골 구조물 등이 무너져 내려 진입이 어려워 화재 장소와 같은 구조의 1공장 가류공정 설비를 살펴 화재 당시 상황을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장은 “정확한 발화지점을 찾는데 초점을 두고 조사할 예정”이며 “합동 감식 결과와 화재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해 다각도로 정확한 화인을 분석할 계획이지만 결과가 나오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지난 12일 오후 10시 9분쯤 대전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대전 2공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샌드위치 패널로 된 2공장 내부 8만7000여㎡가 전소됐고, 2공장 물류창고 안에 보관하던 타이어 제품 21만개가 불타는 피해를 입었다. 화재 당시 공장 안 작업자 10명이 대피하다 연기를 마셨고, 진화에 나선 소방대원 1명이 발목을 다치는 등 경상을 입었지만, 모두 치료를 받고 귀가한 상태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13시간 만인 13일 오전 11시쯤 큰 불길을 잡아 연소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초진을 마쳤고, 잔불 정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잔불 진화에 시간이 걸리는 이유에 대해 대전소방본부 관계자는 “공장 구조물이 붕괴돼 주저앉았고, 그 아래 쌓여있는 연소가 덜 된 타이어 잔해물 등을 일일이 들춰가며 잔불을 정리해야 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