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조 5팀 동률… 실점 3점 더 많았던 네덜란드 탈락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A조에서 두 대회(2013·2017년) 연속 4강에 올랐던 유럽의 강호 네덜란드가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A조에선 5팀(쿠바, 이탈리아, 네덜란드, 파나마, 대만)이 모두 2승 2패로 동률을 이루는 대접전이 펼쳐졌다. ‘최소 실점률’에서 앞선 쿠바와 이탈리아가 조 1·2위로 8강에 올랐고, 네덜란드는 3실점 차이로 3위에 그쳐 탈락했다.
산더르 보하르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전·현직 메이저리거를 출동시킨 네덜란드는 A조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첫 두 경기에서 ‘난적’ 쿠바와 파나마를 연달아 꺾으며 무난히 8강에 오르는 듯했지만, 대만과 이탈리아에 일격을 당했다. 반면 네덜란드와 이탈리아에 패해 탈락 위기에 몰렸던 쿠바는 파나마와 대만을 잡고 기사회생했다.
네덜란드의 발목을 잡은 건 실점 수였다. 이번 WBC 조별리그에선 승률이 같을 경우 동률을 이룬 팀 간의 맞대결 승자가 상위 순위를 차지하는데, 3팀 이상이 승률이 같고 상대 전적이 맞물릴 경우 최소 실점률로 순위를 매긴다. 승률이 같은 팀들끼리 벌인 경기에서의 수비 이닝 아웃카운트당 실점을 계산한다. 34이닝 19실점(아웃카운트당 0.186)을 한 네덜란드는 3점만 덜 내줬어도 8강에 오를 수 있었다. 조 2위 이탈리아가 35이닝 17실점(아웃카운트당 0.162점)이었다.
‘호화 군단’ 미국은 13일 멕시코에 5대11로 무릎을 꿇었다. 무키 베츠(LA다저스), 마이크 트라우트(LA에인절스), 폴 골드슈미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MLB(미 프로야구) 간판 타자들을 선발로 내세우고도 7회까지 2점을 뽑는 데 그쳤다. 마운드도 15안타(2홈런), 4사구 4개를 내주며 무너졌다. 멕시코에선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늦깎이로 데뷔한 조이 메네세스(31·워싱턴 내셔널스)가 홈런 2방 포함, 5타수 3안타 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가장 강한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은 미국과 멕시코가 나란히 1승 1패씩을 올리면서 C조도 혼돈에 빠졌다. 미국이 각각 1승을 올린 콜롬비아와 캐나다 중 한 팀에라도 패한다면 자력 8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콜롬비아도 호세 퀸타나(뉴욕 메츠), 지오 우르셀라(LA에인절스) 등 현역 빅리거들이 버티고 있어 전력이 만만치 않다. 캐나다는 13일 영국을 18대8(7회 콜드게임)로 대파하는 저력을 보였다.
D조에선 베네수엘라가 푸에르토리코(1승 1패)를 9대6으로 꺾고 조 1위(2승)로 올라섰고, 이스라엘(1승)은 니카라과(2패)를 3대1로 꺾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