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 우승’ 美-도미니카공화국은 물건너갔지만, 이 국가는 가능하다

역대 WBC(월드베이스볼클랙식)에서 전승으로 챔피언에 오른 건 2013년 도미니카공화국(DR)이 유일하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제3회 WBC에서 8전 전승 우승의 신화를 썼다. 푸에르토리코, 베네수엘라, 스페인을 모두 꺾고 조별 리그를 통과한 도미니카공화국은 더블-일리미네이션(double-elimination) 방식으로 진행된 2라운드에서 이탈리아, 미국, 푸에르토리코를 잇달아 격파해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준결승에서 네덜란드를 4대1로 누른 도미니카공화국은 결승에서 푸에르토리코를 3대0으로 완파하고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제5회 WBC는 결승에 오를 경우 7경기를 치른다. 7전 전승 우승 국가가 나올 수 있을 전망이다. B조 1위를 차지한 일본이다. A, B조 각 1,2위팀 가운데 4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마친 국가는 일본 뿐이다.
그런데 C조와 D조 1위가 유력했던 미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은 이미 1패를 당해 전승 우승이 불가능해졌다. 도미니카공화국과 미국은 대회 직전 스포츠베팅업체들이 내놓은 배당률에서 우승 가능성 1,2위의 평가를 받은 국가들이다.
2연승으로 D조 1위에 오른 베네수엘라도 4전 전승으로 1라운드를 통과할 것으로 보이는데, 일본 만큼 우승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현재로서는 일본이 역대 두 번째로 전승 우승 신화에 도전할 만한 기량을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일본은 오는 16일 오후 7시 도쿄돔에서 A조 2위 이탈리아를 상대로 8강전을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이탈리아는 한참 아래의 팀이다.
일본 선발투수는 오타니 쇼헤이로 사실상 결정됐다. 오타니는 지난 9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중국을 상대로 4이닝 1안타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깔끔하게 컨디션을 점검했다. 직구 구속이 최고 100마일까지 나왔고, 컨트롤도 안정적이었다. 8강전 날짜에 맞춰 조별리그 등판 경기가 결정됐기 때문에 당초 계획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보면 된다.
2라운드 한계 투구수는 80개이기 때문에 오타니는 별다른 위기가 없을 경우 5~6이닝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타니는 일본이 준결승, 결승에 오르더라도 WBC에 더 등판하지 않고, 소속팀 LA 에인절스의 개막 일정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게 된다.
이탈리아는 조별리그 4경기에서 타율 0.283(138타수 39안타), 게임당 5.0득점, 팀 OPS 0.736을 마크했다. 이탈리아에는 아직 홈런을 친 타자가 없다. 참가 20국 중 13일 현재 팀 홈런이 없는 국가는 도미니카공화국과 이탈리아 뿐이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이제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주요타자로는 샐 트레릭(0.387, 4타점), 닉 로페즈(0.500, 7타점), 마일스 마스트로뷰니(0.286, 2타점), 브렛 설리반(0.400, 2타점) 등이다. 오타니의 빠른 공과 다양한 변화구를 공략해야 한다.
반면 일본은 오타니가 조별리그 4경기에서 타율 0.500 1홈런 8타점 OPS 1.684로 최고의 맹타를 터뜨렸고, 곤도 겐스케가 타율 0.467 1홈런 5타점, 요시다 마사타카가 타율 0.417 8타점을 각각 때렸다. 일본은 팀 타율 0.326(132타수 43안타), 4홈런, 팀 OPS 1.001을 기록했다.
일본은 4강에 오를 경우 C, D조 강호들을 만난다. 도미니카공화국, 미국,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이 물망에 오른다. 어차피 우승을 하려면 넘어야 할 산들이다. 조별예선에서 4연승을 달린 일본이 우승하면 자동으로 전승 우승이 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