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지와 열정’ 전세계를 감동시킨 체코 야구대표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진출에 실패한 체코 야구대표팀은 그 어느 팀보다 많은 박수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체코 야구 국가대표팀은 13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B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호주전에서 3대8로 석패하며 1승 3패로 조별리그를 마무리 했다. 프로 선수가 아닌 순수 '아마추어' 선수들로 구성된 이들의 경기력은 전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선발 등판한 체코의 에이스 마르틴 슈나이더는 원래 직업이 소방관으로 체코의 명운이 걸린 호주전에 등판해 '인생투'를 펼쳤다. 5.1이닝을 홀로 책임지면서 1회 알렉스 홀에게 맞은 선제 솔로홈런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슈나이더뿐 아니라 체코 야구 대표팀 선수 대부분은 따로 '본업'을 갖고 있다. 외판원, 애널리스트, 고등학교 지리 교사, 부동산 중개인 등 다양한 직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한민국전에 선발 등판한 루카스 에르콜리는 체코야구협회 홍보팀 직원이고, 하딤 감독은 신경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다. 프로야구 경험이 있는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11년간 뛴 2번 타자 에릭 소가드뿐이다.

경기 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체코 대표팀의 파벨 하딤 감독은 “우리팀이 2라운드에 진출하길 바랐다. 그렇지만 결과는 수용해야한다. 우리팀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중국을 이겼고, 호주, 일본, 한국에 졌지만 좋은 경기를 했다”고 했다.

3년 후 열릴 2026 WBC의 전망도 밝혔다. 파벨 감독은 “토너먼트에 진출해 메달을 따고 싶다. 유럽에서 이미 우리 젊은 선수들이 성공을 거둬왔다. 잘 준비해서 2026 WBC를 잘 치르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