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 탈락’ 이강철 감독 “제가 부족한 탓…국민 여러분께 죄송”

한국 야구 대표팀은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중국에 22대2로 5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3회 8점, 4회 6점을 내며 콜드게임 요건(5회 종료 15점 차, 7회 종료 10점 차)을 채웠고 5회에 4점을 추가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2승 2패로 B조 5팀 중 3위에 그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1위 일본(4승), 2위 호주(3승 1패)가 8강에 올랐다. 한국은 2013년, 2017년 대회에 이어 3연속으로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저희 팀이 (조별리그) 탈락이 결정됐는데도 오늘 야구장(도쿄돔)을 찾아주신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한국에 계신 국민 여러분과 야구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은 준비를 잘했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준비했지만 제가 부족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이 감독은 “야수보다는 투수 쪽 성적이 안 좋았다. 선수를 선발할 때 제가 생각했던 대로 뽑아왔는데, 여기 와서 그런 게 조금 어긋나지 않았나 싶다. 확실한 선발을 정했어야 했는데 제가 부족해서 그런 걸 정하지 못해 성적이 안 나왔다”고 했다.

그는 이날 결장한 메이저리거 토미 에드먼에 대해선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에드먼은 선수단 내에서 잘 어울렸고 팀워크도 좋았다”고 했다.

대회 내내 활약을 펼친 이정후는 “빠른 공과 좋은 변화구를 치기 위해 겨울 동안 준비했고, 그걸 시험할 수 있는 무대가 된 것 같다”며 “일본 투수의 공을 헛스윙 없이 잘 대처했다는 게 수확”이라고 했다.

이정후는 “기대를 많이 하신 팬들과 국민께 죄송하다. 저를 비롯해 많은 어린 선수들의 기량은 세계의 선수에 비해 아직 떨어진다는 걸 느낀 대회였다. 여기서 좌절하지 않고 더 발전해서 다음 WBC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한편 5회 콜드패를 당한 중국의 딘 리로이 감독은 “오늘은 크게 졌지만 앞선 세 경기에선 굉장히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며 “4패를 했지만 4패는 전체의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2023 WBC에선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쿄=김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