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탈원전 폐기하자...원전 분야 대학원에 신입생이 돌아온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크게 위축됐던 대학의 원자력발전(원전) 관련 분야에 대학원 신입생들이 돌아오고 있다. 탈원전 여파로 신입생 수가 크게 줄면서 수년간 침체했는데, 지난 12일 윤석열 정부가 2036년까지 전체 발전량 중 원전 비율을 약 35%로 높이겠다고 한 것을 비롯해 정책 기조가 바뀌자 원전 분야를 연구하려고 대학원에 오는 학생이 늘어난 것이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현장에서 열린 3호기 가동식을 마친 후 원전 근로자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2023.01.16. /뉴시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현장에서 열린 3호기 가동식을 마친 후 원전 근로자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2023.01.16. /뉴시스

대표적으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대학원의 원자력시스템공학 분야에 진학한 신입생 수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이 분야에서는 원전 설계와 운영은 물론, 소형모듈원전(SMR)이나 사용후핵연료 처리 같은 최신 기술 등 원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연구를 한다. 이 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 14명 중 7명이 이 부문 연구를 할 정도로 위상도 높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원자력시스템공학 부분 신입생은 22명이었지만 2020년에는 10명까지 줄었고, 이듬해인 2021년에도 13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신입생이 27명으로 훌쩍 늘어나면서 대학원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심형진 원자핵공학과 학과장은 “탈원전 기간 눈에 띄게 줄었던 원전 관련 분야 신입생 숫자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라 본다”며 “앞으로 원전업계의 인력 수요까지 늘어나면 미래 비전을 가진 학생들의 도전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25일 서울대에 따르면,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대학원 전체 신입생 숫자는 2018년 39명에서 2019년 21명까지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41명으로 다시 늘었다. 작년 11월 마감된 올해 전기(前期) 대학원생 모집에서만 30명이 선발됐다.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학부생 배기원(22)씨가 이 30명 중 하나다. 3월부터 원자력시스템공학 분야 연구를 할 생각이다. 원전 내부에서 열이 전달되는 과정이나 냉각재 등으로 열을 효율적으로 식히는 방법 등을 포함한 ‘원자력 열수력’을 연구할 계획이다. 배씨는 “사실 지난 정부까지만 해도 대학원을 진학할 때 원전과 관련한 분야는 피해 가려는 분위기가 강했는데 이제 걱정 없이 원전 연구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카이스트(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대학원 신입생은 지난 2021년 통틀어 62명, 작년 50명이었으나 올해 전기 모집에서만 36명이 충원됐다.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대학원 입학생도 2019~2020년 매년 20명 안팎에 그쳤지만 2021년부터 30명 안팎까지 늘었다. 이 학교 역시 올해 1학기 모집에서만 25명을 선발했다.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대학원도 작년 상반기 8명이 석·박사 통합 과정으로 입학했다. 지난 2019년과 2020년 같은 기간에는 각각 5명, 2명에 그쳤다.

원전 분야를 연구하는 학생들은 최근 달라진 분위기를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 한번 탈원전 여파를 겪은 학생들은 “앞으로는 과학적 근거보다 가치 판단에 기반한 정치적 의사 결정으로 원전 정책이 좌우되지 않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대학원생인 손성현(23)씨는 “이번 정부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일방의 주장에 기대지 않고 원전 연구와 산업을 키워 실력을 쌓는 정공법을 택해서 안심이 된다”고 했다. 2025년 대학원 진학을 계획 중인 박성빈(21)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학부 학생회장은 “원자력 분야를 선택한 학생들이 작년부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줄었다고 말한다”면서 “미래를 꿈꾸며 공부하는 학생들은 과학이 정치에 좌우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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