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법 브레인’ 총괄연구관 2명 잇단 사표… 붙잡기 안간힘

대법원 재판 실무의 핵심 인력인 총괄연구관 2명이 다음 달 법관 정기 인사를 앞두고 잇따라 사표를 내자 대법원이 이들을 말리느라 비상이 걸린 것으로 25일 전해졌다.

총괄연구관은 대법원 소속 부장판사로 모두 9명이다. 이들은 민사·상사·형사·근로·조세 등 담당 분야의 팀장 격으로, 후배 판사인 재판연구관들과 함께 대법원에 올라온 사건의 쟁점 정리와 법리 검토를 맡는다. 대법관은 총괄연구관이 올린 보고서를 바탕으로 판결 방향을 검토한다. 판결문 작성 과정에서도 총괄연구관이 대법관을 돕는다고 한다. 그래서 “현직 대법관들의 ‘머릿속’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이들이 바로 총괄연구관”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동안 총괄연구관이 사표를 내고 바로 로펌으로 가는 일은 금기시돼 왔다. 대법원 내부 정보가 로펌 영업에 이용될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그래서 총괄연구관을 떠나 최소 1~2년간 다른 보직을 거친 뒤 사직하는 관행이 있었다.

하지만 작년에 한 총괄연구관이 갑자기 사표를 내고 로펌으로 직행하면서 이 관행이 깨졌다. 총괄연구관 사표는 올해 더 늘어났다고 한다. 총괄연구관 2명이 이달 초 차례로 사의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총괄연구관이 잇따라 사표를 내는 일은 전례가 드물다고 한다.

A 총괄연구관은 한 로펌 취업이 정해진 상태에서 사표를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영입하려고 여러 로펌이 경쟁했다고 한다. 그러자 비상이 걸린 대법원이 내부 회의를 거쳐 A 총괄연구관을 붙잡기로 하고 “법원에 남아달라”고 설득 작업을 벌였다고 한다. A 총괄연구관은 최근 사표를 거둬들이기는 했지만, 한때는 법관 재임용 신청을 철회해서라도 법원을 떠날 생각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B 총괄연구관도 사표를 냈는데, 역시 대법원이 사표 철회를 설득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접한 일선 판사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한 부장판사는 “총괄연구관이 로펌으로 직행하면 대법원 재판 관련 정보가 빠져나갈 수 있다”면서 “직업윤리를 지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부장판사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을 없애고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도입하면서 열심히 재판을 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면서 “법원 엘리트인 총괄연구관들이 사표를 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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