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뒤에 ‘우리 아이 혈액형은 A+’…이 스티커가 소용 없는 이유

/간호사 출신 유튜버 '옆집간호사 구슬언니' 유튜브 캡처
/간호사 출신 유튜버 '옆집간호사 구슬언니' 유튜브 캡처

최근 차량 뒷유리에 탑승한 아이의 혈액형이 적힌 스티커를 붙인 운전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교통사고 등 위급 상황이 왔을 때 빠르게 응급 조치를 해 달라는 의미로 통하지만, 실제 위급 상황에선 해당 스티커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차 뒤에 <우리 아이 혈액형은 A+입니다> 이런 스티커가 큰 사고 나서 긴급수혈 할 때 도움이 되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 제목은 간호사 출신 유튜버 A씨가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채널 ‘옆집간호사 구슬언니’를 통해 받은 질문으로, 해당 게시물엔 이 질문에 대한 A씨의 답변이 담겼다.

/간호사 출신 유튜버 '옆집간호사 구슬언니' 유튜브 캡처
/간호사 출신 유튜버 '옆집간호사 구슬언니' 유튜브 캡처

A씨의 답은 “전혀 도움 안된다”였다. 그는 “사고가 났을 때 구급대원이 환자를 이송해오는데 구급대원이 그 스티커를 볼 새가 없다”며 “만약 구급대원이 해당 스티커를 보더라도 응급실에 와서 말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말해주는 구급대원이 있다고 한들 병원에서는 믿을 수가 없다”며 “구급대원이 ‘차 뒤에 (아이 혈액형이) A+라고 한다. 수혈이 필요하다’고 하면 그대로 수혈을 하냐. 그러다 잘못되면 어떡하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환자 본인이 온전한 정신으로 ‘A형입니다’라고 말해도 그대로 수혈하지 않는다. 무조건 검사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그 스티커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우리 아이가 타고 있어요’ 스티커와 별반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차량 뒷유리 ‘초보운전’ 스티커 표지 규격화

'초보운전자의 반전 있는 사과'에 등장한 초보운전 차량들
'초보운전자의 반전 있는 사과'에 등장한 초보운전 차량들

‘우리 아이가 타고 있어요’ 스티커는 아이가 탄 차량이니 각별한 조심해달라고 부탁하는 동시에 위급 시 아이를 먼저 구조해달라는 의미로 통하지만, 이 역시 실제 위급 상황에서는 구조대원의 구조 활동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일부 운전자들은 ‘까칠한 아이가 타고 있어요’ ‘차 안에 소중한 내 XX있다’ 등 도발적인 문구를 부착해 다른 운전자들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앞으로 운전자들은 이 같은 스티커를 부착하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해 국회에 차량 뒷 유리에 부착하는 ‘초보운전 스티커’를 규격화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초보 운전자를 면허를 받은 날로부터 2년 이내로 규정하고 있는 현행법의 범위를 1년 내로 축소 △초보 운전자가 규격화된 표지를 부착하도록 의무화 △해당 표지를 부착한 차량을 대상으로 한 양보·방어 운전 준수 규정을 담았다.

지금까지 한국에는 차량 뒤에 부착하는 스티커와 관련한 별도의 규정이 없어 스티커 문구로 타 운전자의 불쾌감을 유발하는 공격적 문구를 사용하거나,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는 곳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 안전 저해 우려가 제기됐다.

홍 의원은 “초보운전 표지가 규격화되면 타 운전자들이 직관적으로 인식하기 쉬워질 뿐 아니라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방어운전, 주의운전 생활화로 안전한 교통문화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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