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건설노조, 감시용 망루 설치 시도...경찰 저지로 실패

지난 14일 수원시 권선구의 한 병원 신축 공사 현장서 경찰이 민노총 건설노조가 설치하려던 비계 앞을 지키고 있다. /독자 제공
지난 14일 수원시 권선구의 한 병원 신축 공사 현장서 경찰이 민노총 건설노조가 설치하려던 비계 앞을 지키고 있다. /독자 제공

지난 10월 초쯤 경기도 수원의 한 병원 신축 공사 현장. 골조 공사를 맡은 A건설업체 현장 사무소에 ‘민주노총 건설노조’ 명함이 적힌 이들이 찾아왔다. A사는 약 60명의 인부를 고용한 상태였지만 이 중 노조원은 없었다. 이들은 다짜고짜 ‘우리 노조 소속 인부들을 채용하라’고 요구했다. A사가 거절하자 건설노조의 괴롭힘이 시작됐다.

지난달 초부터는 새벽부터 공사 현장에 확성기가 달린 차량을 끌고 와 집회를 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1일부터는 약 한 달 동안 승용차 여러대를 끌고 와 공사 현장 입구를 막았다. 이로 인해 펌프차와 레미콘 차량이 제대로 드나들지 못해 시멘트 타설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공사장에서 나오는 토사도 밖으로 빼낼 수 없었다. 경찰은 집회를 막지 않았고, 공사장 입구를 막고 있는 차량들을 옮겨달라고 구청에 요청했으나 “도로가 아니라 우리가 개입할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건설노조는 지난 14일 ‘감시용 망루’ 설치를 시도했다. 건설현장에서 인부들이 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발판 역할을 하는 ‘비계(飛階)’를 공사장 바로 옆에 설치하려 한 것이다. A사 관계자는 “연락을 받고 가보니 이미 공사장 가벽 옆에 상당한 높이까지 올라가 있었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며 “가벽보다 높은 위치까지 비계를 설치해 현장 안을 들여다보려 한 것 같다”고 했다. 민노총 건설노조는 집회 등 여러 방법을 써서 건설사를 압박하는데, 안전모 미착용 등 건설현장의 안전 조치 위반 사항을 사진 찍어 관청에 신고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다만, 건설업계 관계자는 “민노총 건설노조가 이번처럼 감시용 망루까지 설치한 것은 처음으로 안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엔 경찰 대응이 달랐다고 한다. 출동한 경찰은 비계 주위를 둘러싸 건설노조가 비계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그 사이 A사는 인부들을 동원해 비계를 철거했다. 건설노조는 ‘우리 물건이니 손 대지 말라’ ‘경찰은 막지 말라’고 항의했지만 경찰은 항의하는 노조원의 모습을 채증했다. 노조 불법 행위에 대해 강경한 대응을 하는 정부의 기조가 현장 경찰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건설노조는 본지 통화에서 “공사 현장 감시가 아니라 플래카드를 걸기 위해 (비계를) 설치했다”고 했다. “A사가 채용해 주기로 약속했는데, ‘약속을 지키라’는 플래카드를 걸려했다”는 것이다. A사는 이에 대해 “시스템 동바리(기둥 역할을 하는 임시 가설물) 인부들은 받아들이려 했지만, 형틀과 철근 인부까지 노조원으로 고용하라고 해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했다. A사는 현재 노조원들을 채용 강요와 업무 방해 혐의로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손해배상 민사 소송도 준비 중이다.

앞서 지난 20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건설노조가 경제에 기생하는 독이 되고 있다. 그간 건설현장에서 민주노총 조끼를 입은 ‘완장 부대’가 방치됐지만, 새 정부에서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방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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