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아픔 뭔지 모르길”...올해도 온정 전한 경남 키다리 아저씨

아픈 아동들을 위한 치료비로 써달라며 익명의 나눔천사가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보낸 현금 4700여만원과 손 편지. 이 남성은 수년째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지역사회에 온정을 전하고 있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픈 아동들을 위한 치료비로 써달라며 익명의 나눔천사가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보낸 현금 4700여만원과 손 편지. 이 남성은 수년째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지역사회에 온정을 전하고 있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내년엔 아이들이 아픔이 뭔지 모르길 기도드립니다.”

22일 오전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국에 반가운 전화가 걸려왔다. 매번 발신제한 번호로 자신의 신분 등을 숨긴 채 온정을 전해오는 ‘경남의 키다리 아저씨’다.

수화기 너머 남성은 “1년간 모은 적금을 보낸다”며 “중증질환을 겪고 있는 아동청소년들의 병원비로 사용되길 바란다”고 했다. 통화를 끝내며 “내년에 또 연락드리겠다”는 인사도 건넸다. 사무국 출입문 앞에는 그의 상징과도 같은 직접 쓴 손편지와 함께 5만원권, 1만원권 등 현금 약 4750만원이 있었다.

편지에서 그는 “병원비로 힘겨워하는 가정의 중증 병을 앓고 있는 청소년 이하 아동들의 의료비로 사용되길 바란다”며 “내년에는 우리 이웃들의 어린이들이 아픔이 뭔지 모르길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린다”고 했다. 편지 끝엔 ‘12월 어느날’이라고만 썼다.

이 남성은 수년째 신분을 밝히지 않고 연말마다 아이들에게 성탄 선물처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 온정을 전하고 있다. 2017년부터 연말은 물론 안타까운 사건·사고가 있을 때 마다 어김없이 발신제한 번호로 기부를 한다는 전화를 걸어오고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3번이나 기부 의사를 밝혔다. 지난 3월 강원·경북 산불과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지원을 위해 600만원, 지난 11월 이태원 참사 피해자 및 유가족 지원을 위해 1000만원의 성금을 보냈다.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누적 기부액만 5억 4500여만원에 달한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보내주시는 성금과 손 편지를 보니 지난 1년 간 기부를 준비해주신 마음이 느껴진다. 기부자의 바람대로 아픈 아이들이 건강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지원하겠다”며 “매해 그리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이웃을 위해 성금을 보내주시는 기부자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함께 하는 나눔, 지속가능한 경남’이라는 슬로건으로, 내년 1월 31일까지 희망 2023 나눔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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