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 알러지로 쇼크까지…‘남편의 반려견’ 이혼 사유 될까

반려견 자료사진. 해당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시스
반려견 자료사진. 해당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시스

남편이 결혼 전부터 키워오던 반려견 때문에 계속 갈등을 빚어 이혼을 고민하고 있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지난 20일 YTN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삼담소’를 통해 전해졌다.

A씨 부부는 올해로 결혼 2년차다. A씨는 남편에 대해 “억대 연봉을 받는 전문직 종사자로 남들 보기엔 ‘능력남’”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남편이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라면서 “결혼 전엔 이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결혼생활이 시작되면서 지옥도 함께 펼쳐졌다”고 말했다.

A씨 부부가 갈등을 빚는 가장 큰 원인은 남편의 반려견이다. 남편은 결혼 전부터 10년 동안 키운 반려견을 결혼하면서 데리고 왔다고 한다. 문제는 A씨에게 동물 털 알레르기가 있다는 점이다. A씨는 “강아지와 함께 지내다보면 괜찮겠지 싶었지만 알레르기는 더 심해졌다”면서 “한 번은 쇼크까지 왔다”고 했다.

A씨는 “개를 시댁에 보내면 어떨까 조심스레 말해봤지만 남편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소리를 지르고 욕을 했다”며 “같이 사는 공간이라고 설득해봤지만 저를 세상 나쁜 인간 취급을 하면서 제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A씨는 또 남편이 화가 난다며 며칠씩 입을 닫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A씨는 “어떤 불만이 생기면 이틀이고 사흘이고 말을 하지 않는다”며 “‘대체 내가 어떤 실수를 했냐’고 물어도 입을 다물고 반려견하고만 지낸다”고 했다.

한 번은 남편에게 “이럴 거면 혼자 살지 왜 결혼했냐”고 물어보자 남편은 “나는 싸울 시간도 아까운 사람이니 내조나 똑바로 하고 신경 건드리지 말라”고 대답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남편의 태도가 정말 폭력적으로 느껴졌다. 결혼생활을 어떻게 유지할지 고민된다”며 변호사의 조언을 구했다.

이에 대해 김선영 변호사는 남편의 행동이 이혼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부부간 갈등이 생기는 경우 (재판에서는) 갈등을 회복하고, 상호 애정과 신뢰를 쌓으려는 노력을 했는지, 혹은 그 노력을 회피해 혼인이 파탄에 이르렀는지,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의 경우 나름대로 노력은 했지만 털 알레르기로 쇼크까지 온 상황”이라면서 “(남편은) 배우자의 건강을 살피지 않는 것을 넘어 건강을 해치는 것을 방치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으려는 것이 되어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변호사는 ‘반려견을 시댁으로 보내자’는 A씨의 요구가 남편에게는 파양요구로 들려 과하게 느껴졌을 수 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반려견은 사실상 가족과 다름없는 경우가 많기는 한데, 결혼생활 자체를 해치는 것까지 감수해야 할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내조나 똑바로 해라”, “신경 건들지 말라” 등 남편의 발언에 대해서는 “남편이라면 아내와의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한데도, 아내가 반려견 문제를 언급하는 것에 대해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언어폭력, 부당한 대우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결혼은 배우자를 맞아서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것”이라며 “아내분이 건강까지 해치는 상황이라면 남편분이 어느 정도는 아내의 의견을 존중해 결혼 생활을 잘 이끌어가는 방향으로 논의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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