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받는 연구자 키워달라” 이수영 재단 이사장, 모교 서울대에 15억원 쾌척

이수영과학교육재단(이수영재단) 이수영 이사장이 “노벨과학상을 받는 연구자를 육성해달라”며 모교인 서울대에 15억원을 기부했다.
21일 오전 11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에서 이수영재단과 서울대 간 기부 협약식이 진행됐다. 협약식에는 이 이사장과 오세정 서울대 총장, 이희범 전 총동창회장 등이 자리했다. 이번에 이수영재단에서 기부한 15억원은 ‘노벨상 육성기금’으로 조성돼, 매년 3억원씩 5년간 지급된다. 재단과 학교는 45세 이하 연구자로 대상을 좁힌 뒤, 논의를 거쳐 자연과학대학 화학부 송윤주 교수를 수혜자로 선정했다.
오 총장은 인사말에서 “아직 과학 분야 노벨상을 받지 못한 것은 국가적으로나 학교로서나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노벨상 수준의, 남들이 하지 않은 연구를 선도적으로 끌어가려면 장기적 연구기금이 필요한데, 이 이사장께서 그러한 계기를 마련해주셨다”며 “이를 발판삼아 학교에서 과학 분야 노벨상을 받기 위해 많은 노력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서울대 법대 56학번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17년간 경제 분야 기자로 일한 뒤 농장과 부동산 사업 등으로 많은 돈을 벌었다. 현재 부동산 전문 회사 광원산업 회장인 이 이사장은 과학기술 발전이 곧 국가 발전이라는 생각으로 관련 기부를 이어왔다. 작년까지 카이스트에 총 766억여원을 기부했고, 작년 4월에는 서울대 의과대 내과학교실 기금으로 1억원을 기부했다.
이날 협약식에서 이 이사장은 “일제강점기였던 1936년 서울에서 태어나, 6.25 전쟁을 거치며 나라 없는 슬픔과 찌든 가난을 몸소 경험했다”며 “1960년대 산업화와 70년대 공업화, 그리고 80년대 시장경제 발전 등을 일선 현장에서 직접 겪으며 과학 발전이 곧 국가 발전임을 몸소 깨닫게 됐다”고 했다. 이어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지구가 멸망할 것이란 예언까지 나오는 등 현대 과학이 풀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있는데, 송 교수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기여하며 대한민국에 노벨상을 안겨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기금을 받게 된 송 교수는 “이번 기부로 저에게 날개를 달아주셨다고 생각한다”며 “모두에게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쉬지 않고 날갯짓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 학교 측은 이 이사장에게 감사패와 규장각에서 보관하던 1700년대 제작 천하도 복사본을 증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