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공들여 만든 눈사람, 부수면 재물손괴?

전남의 한 대학교 캠퍼스에 예술대학 학생들이 7시간 동안 공들여 만든 눈사람을 누군가가 부쉈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많은 네티즌이 이 글에 공분을 드러냈다. 형법상 재물손괴죄로 처벌이 가능한지를 두고 진지한 토론까지 벌어졌다. 법조계에서는 눈사람을 제작한 목적에 따라 ‘재물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남대학교 캠퍼스 예술대학 인근에 만들어졌다 사라진 눈사람의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전남대학교 캠퍼스 예술대학 인근에 만들어졌다 사라진 눈사람의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19일부터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기 시작한 ‘예대 눈사람 근황’이라는 글이 논란의 시발점이 됐다. 자신을 ‘미대생’이라고 소개한 글 작성자는 “오후 8시 30분부터 새벽 3시 30분까지 여러 명이 눈사람을 만들었는데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누군가 차서 망가뜨렸다”는 소식과 함께 사진 4장을 올렸다.

사진을 보면, 전남대 미술대학 건물을 안내하는 표지판 앞에 만화 캐릭터를 본뜬 듯한 눈사람이 있다. ‘주먹왕 랄프’에 나오는 9살짜리 아이 캐릭터 ‘바넬로피’를 닮은 모습인데, 이것을 부순 듯한 눈 무더기 사진도 있다. 작성자는 “어떤 이유로 눈사람을 부수고 다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이 정성 들여 만든 눈사람을 차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적었다.

신원 불상의 ‘눈사람 파괴자’를 향해 네티즌들은 “눈사람한테 화풀이한 것 같다” “정신상태가 정상적인 것 같지 않다” “인성이 파탄됐을 것이다” 같은 부정적 감정을 드러냈다. “눈사람은 언젠가 부서진다” “만드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면 됐다”며 두둔하거나,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재물손괴 아닌가”라는 반응도 따랐다.

형법 제366조 재물손괴죄는 고의로 타인의 재물의 효용가치를 떨어뜨렸을 때 성립하는 범죄다. 법조계에서는 눈사람을 만든 목적에 따라 ‘재물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앤장 출신 이재학 변호사는 “재물은 재산적 가치가 있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장난으로 만든 눈사람에는 재물성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전시 등 특정한 목적을 갖고 제작해 사유지에 조성됐을 경우에는 눈사람이나 얼음조각 같은 조형물도 재물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했다.

‘눈사람 부수기’에 대한 반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1월에도 대전의 한 카페 앞에서 영화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 모양의 눈사람을 주먹으로 부순 남성의 영상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퍼졌고, 해당 남성은 뭇매를 맞았다. 같은 달 경기 고양시 정발산동의 한 빌라에 만들어진 눈사람이 파괴된 사연도 트위터에 올라왔는데 이 트윗은 1만회 훌쩍 넘게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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