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있다가 병역 면제 나이 지나 귀국…대법 “처벌 가능”

병역 의무자가 해외 여행 허가 기간 안에 귀국하지 않으면 곧바로 병역법 위반죄가 성립하고, 처벌을 피하려고 귀국을 더 미뤘다면 그동안 공소시효가 정지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5)씨에 대해 면소 판결한 원심을 판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면소란 형사 소송 요건이 안 돼 법원이 사건을 진행할 이유가 없어졌을 때 유무죄 판단 없이 소송을 끝내는 절차를 말한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뉴스1
서울 서초구 대법원./뉴스1

A씨는 14세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체류하면서 18세가 됐다. 그는 당시 시행 중이던 병역법에 따라 병무청장으로부터 국외 여행 허가 및 기간 연장 허가를 받아 오던 중 최종 국외 여행 허가기간(2002년 12월 31일) 만료 15일 전까지 기간 연장 허가를 받지 않고, 미국에서 장기간 불버 체류 상태로 지냈다.

A씨는 입영 의무 등이 면제되는 연령을 넘어 41세가 되는 해인 2017년 4월 18일 귀국했고, 검찰은 A씨를 국외 여행 허가 의무 위반에 따른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공소 시효가 지났다며 면소 판결했다. 2심은 “공소 사실에 적힌 범행은 즉시범으로서 최종 국외 여행 허가 기간 만료일인 2002년 12년 31일부터 공소 시효가 진행된다”며 “공소 시효 기간 3년이 지났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가 형사 처분을 피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었다는 점에 관한 아무런 증명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공소 시효가 ‘국외여행 허가 기간 만료일’에 즉시 시작된다고 본 원심 판단이 맞는다”면서도 “A씨가 형사 처분을 피할 목적이 있었다고 봐야 하고, 형사 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 공소 시효는 정지된다”고 판단했다. 원심이 공소시효 정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같은 범행의 공소시효가 언제 시작되는지에 관해 하급심의 판단이 통일돼 있지 않은데, ‘국외여행 허가 기간 만료일’임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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