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드리치의 크로아티아, 모로코 꺾고 3위

3위를 차지한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루카 모드리치(가운데)를 중심으로 기쁨을 누리고 있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준우승을 차지했던 크로아티아는 2회 연속 4강에 올랐다. /로이터 연합뉴스
3위를 차지한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루카 모드리치(가운데)를 중심으로 기쁨을 누리고 있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준우승을 차지했던 크로아티아는 2회 연속 4강에 올랐다. /로이터 연합뉴스

그들의 거침없었던 도전은 2회 연속 메달로 보상 받았다.

크로아티아(FIFA 랭킹 12위)가 18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3위 결정전(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모로코(FIFA 22위)를 2대1로 따돌렸다. 2018 러시아 대회 준우승을 했던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경기 후 열린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걸고 환호했다. 어린 자녀들을 단상 앞으로 불러 기념 사진을 찍으며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오르시치, ‘조커’에서 주역으로

크로아티아와 모로코는 카타르에서 두 번 싸웠다. 나란히 F조에 속했던 두 팀은 조별리그 1차전에선 득점 없이 비겼다. 리턴 매치였던 3위 결정전에선 전반 10분이 되기 전에 한 골씩을 주고받았다. 중앙 수비수로 각광받은 요슈코 그바르디올(라이프치히)이 선제골을 넣었다. 그는 전반 7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반 페리시치(토트넘)가 머리로 공을 뒤로 내주자, 다이빙 헤더로 골 그물을 흔들었다. 반격에 나선 모로코는 전반 9분 아슈라프 다리(브레스트)가 문전에서 머리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1-1의 균형을 깬 것은 한국 프로 리그에서 기량을 꽃피웠던 미슬라브 오르시치(자그레브)였다. 전반 42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감아 찬 공이 반대쪽 골 포스트를 맞고 들어갔다. 그는 2015~2018년 전남과 울산에서 ‘오르샤’라는 등록명으로 28골 15도움(101경기)을 기록해 국내 팬들에게 낯익은 선수다.

“한국행 도전이 내 경력의 히트작”이라고 자부하는 오르시치는 이번 대회에서 1골 2도움으로 활약했다. 특히 브라질과의 8강전에선 연장 후반 9분 교체로 들어가 브루노 페트코비치(자그레브)의 극적인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더니, 승부차기에서도 4번 키커로 골을 넣어 승리에 힘을 보탰다. 오르시치는 3위 결정전에선 처음으로 선발 출전해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첫 월드컵 무대에서 주가를 높인 그는 유럽 빅리그 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모드리치 “내년 네이션스리그 뛴다”

37세인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에겐 카타르가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었다. 4년 전 러시아 대회에서 준우승을 하고도 최우수선수에 해당하는 ‘골든 볼’을 받았던 그는 이번에도 주장이자 중원의 지휘자 역할을 했다.

크로아티아 역대 최다 A매치(국가대항전) 출전 기록을 162경기(23골)로 늘린 모드리치는 당장 대표팀에서 은퇴하지는 않을 작정이다. 그는 “우리는 결국 승자가 되어 돌아간다. (내년) 네이션스리그를 뛰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겠다”고 밝혔다. 크로아티아는 2022-2023시즌 유럽 네이션스리그 4강에 올라 있다. 다음 달 조 추첨을 거쳐 내년 6월 네덜란드, 스페인, 이탈리아와 토너먼트로 우승을 다툰다. 지난 5년여 동안 크로아티아를 이끌고 있는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에겐 세계 최정상급 미드필더인 모드리치가 대표팀에 남는 것이 무엇보다 반갑다.

◇아프리카에 희망 안긴 모로코의 선전

아프리카 팀으로는 사상 처음 월드컵 4강을 일군 모로코의 여정도 막을 내렸다. 조별리그부터 8강전을 통과하는 동안 벨기에,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의 강팀들을 제치며 무패 행진을 했으나 4강전에 이어 3위 결정전까지 연거푸 졌다. 수비진에 부상 선수가 많아 고전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부임 4개월 만에 모로코 돌풍을 이끈 왈리드 라크라키 감독은 “많은 사람이 월드컵 전에 모로코를 의심했지만 우린 예상을 깨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왔다. 우린 모로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줬다”면서 “이런 환상적인 결과를 다시 한번 내고 싶다”고 말했다.

관련시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