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금고지기’ 불러 은닉재산 집중조사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이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의 범죄 수익 260억원을 은닉한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 수감한 이한성 화천대유 공동대표와 최우향 화천대유 이사를 구속 이틀 만인 18일 소환 조사했다. 이한성씨와 최우향씨는 김만배씨의 오랜 측근으로 김씨의 ‘금고지기’ 역할을 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이씨와 최씨를 상대로 김씨의 은닉 재산 규모와 행방에 대해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작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이씨와 최씨에게 지시해 수표로 찾아 숨겨놓거나 차명으로 부동산을 사두는 방식으로 빼돌린 대장동 사업 수익만 26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김씨는 ‘화천대유 법인 계좌 압류에 대비해 운영 자금으로 따로 떼놓은 것이지 범죄 수익을 숨긴 게 아니다’라는 입장이라고 한다. 하지만 검찰은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260억원의 소재가 파악되는 대로 법원에 추징 보전을 신청해 동결 조치할 방침이다.

현재 검찰은 김씨가 은닉한 범죄 수익이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사건에 적용된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범죄 수익 전액이 몰수·추징되고 이에 따라 김씨는 한 푼도 갖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한 법조인은 “검찰이 은닉 재산 추적으로 김씨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그의 입을 열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씨는 지난 13일 이씨와 최씨가 범죄 수익 은닉 혐의로 체포되자 바로 다음 날인 14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그런데도 검찰은 하루 만인 15일 이씨와 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수사 강도를 올렸다.

앞서 검찰은 김씨와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 등 대장동 일당이 실명 또는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는 800억원대 자산을 지난달 말 동결했다. 당시 동결 재산에는 김씨의 언론사 후배로 천화동인 7호 소유주인 배모씨의 120억원대 토지, 건물, 예금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배씨는 대장동 사업에 1047만원을 투자해 지분 0.2%를 받았고 이를 통해 121억원을 배당받았다고 한다. 이 돈으로 배씨가 부산 기장군에 스타벅스 매장이 있는 2층 건물을 74억5000만원에 샀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법조인들은 “김씨가 재구속될 가능성도 있다”는 말도 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김씨가 구속 기간 만료로 석방되기 직전 검찰은 김씨를 계속 구속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냈었다. 김씨가 화천대유에서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빌린 473억원 가운데 1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으니 구속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 재판부는 “추가 구속 필요성이 없어 보인다”면서도 “재판 진행 과정에서 구속 사유 필요성이 인정될 만한 새로운 사정이 발견될 경우 구속영장 발부를 적극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씨의 아내는 지난 16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김씨가) 매우 위중한 상황”이라고 했지만, 검찰은 김씨의 상태가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병원에 입원한 다음 날인 15일 오전 스마트폰 보안 메신저인 텔레그램에 접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텔레그램으로 누구와 연락했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의 첫 준비 기일이 오는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용씨는 작년 4~8월 이 대표를 위한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대장동 일당에게 8억47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지난달 말 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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