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열흘 남았는데… 발묶인 ‘일몰 법안’

예산안을 놓고 국회가 공전하면서 일몰(日沒) 규정에 따라 올해 효력이 끝나는 법률의 개정 논의도 지연되고 있다. 여야 충돌 속에서 일몰 법안들은 제도 종료를 불과 10여 일 앞둔 현재까지 국회 상임위원회 논의도 마치지 못한 상태다. 일몰되는 조항은 자영업자, 근로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법들이어서 혼란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주호영(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뉴시스
주호영(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뉴시스

3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에 대해 주 8시간 특별 연장 근로를 허용하는 근로기준법 조항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고금리, 고물가라는 어려운 경제 사정과 숙박·음식업, 영세 제조업의 인력난을 감안해 특별 연장 근로를 2024년까지 2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조차 안 된 상태다.

야당은 “특별 연장 근로는 주 52시간 근로제 정착 과정에서 예외적 조항이었다”며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또 “먼저 상정됐다”는 이유로 노조 파업으로 인한 기업 손해를 면책시키는 노조법을 우선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8일 고위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특별 연장 근로에 대해) 조속히 대응하지 않으면 굉장한 혼란이 우려된다”며 “노동부장관이 야당 의원 집에라도 가겠다는 각오로 야당 설득해 달라”고 했다. 정부에 따르면 3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는 600만명에 이른다.

올해로 끝나는 안전운임제의 연장 여부도 여야 의견이 엇갈린 상태다. 안전운임제는 컨테이너와 시멘트 두 품목에 대해 화물차 기사 운임의 최저 수준을 정해주는 일종의 최저임금제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지난 9일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안전운임제 일몰을 2025년까지 3년 연장하는 개정안(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안전운임제 확대를 요구하며 화물연대가 벌인 집단 파업이 민심의 역풍을 맞았고, 정부·여당은 안전운임제를 단순히 연장하기보다는 폐지 후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려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야 하지만 법사위 위원장을 여당이 맡고 있어 연내 일몰 연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고 지원을 명시한 국민건강보험법 조항도 올해 연말 일몰을 맞지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차원의 논의도 끝내지 못한 상태다. 정부·여당은 정부 재정 건전성을 들어 5년 이하의 한시적 일몰 연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일몰 규정을 폐지해 국고 지원을 계속하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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